국제 국제일반

AIG 창업자 그린버그 "심각한 위기"

경영진 비판하며 주총연기 요구, 항공리스 자회사 매각설도


세계 최대 보험사인 미국 AIG의 창업자인 모리스 그린버그(83) 전 회장이 금융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현 경영진을 호되게 비판했다. 때 맞춰 AIG의 항공리스분야 자회사 ILFC의 매각설까지 나와 AIG그룹 전체가 내분에 휩싸일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린버그는 “현재 AIG는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다”면서 오는 14일로 예정된 연례 주주총회를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주총을 앞두고 이사회에 보낸 편지에서 “현재 회사 경영이 전반적으로 악화돼 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수백만명의 다른 주주들과 함께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린버그는 AIG그룹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로서 40년간 회사를 키워 왔으며, 현재도 12%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다. 그는 2005년 회계부정 사건으로 은퇴해 현재는 투자자문사인 스타인터내셔널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AIG 이사회는 대변인을 통해 이번 주총을 미룰 이유가 없다고 밝혀 경우에 따라서는 대주주와 현 경영진간 충돌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AIG의 현 CEO 마틴 설리반은 지난해 불거진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 실패로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혀 주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AIG는 지난 1년간 주가가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으며, 최근 발표한 올 1ㆍ4분기 실적에서도 78억달러의 손실을 내 회사측은 125억달러의 자본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AIG의 자구계획 중에 불량 파생상품과 함께 수익성이 양호한 리스회사 ILFC의 매각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ILFC는 항공기 리스회사로 올 1ㆍ4분기에 지난해보다 41% 증가한 2억7,2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나 모회사의 경영 악화로 최근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신용 등급이 강등됐다. WSJ은 그러나 그린버그가 ILFC사가 연대해 AIG의 현 경영진을 압박할 가능성은 없다고 분석했다. 83세의 고령도 그가 회사와의 갈등을 확대시키길 원하지 않은 또 한 가지 이유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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