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우 前총리 "정부, 과감히 투자확대 필요"
변형윤 교수 "사회안전망 늘려 분배개선"…국회 '한국경제의 진로' 특별강연
• "시장경제 결함 해결 결국 정부가 나서야"
• "정부 과도한 규제가 투자환경 위축시켜"
• 남덕우 前총리 '준비 치밀'·변형윤 교슈 '즉석 발언'
남덕우 전 국무총리는 17일 한국형 뉴딜정책과 관련해 “경기부양뿐만 아니라 경제의 기본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과감한 투자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는 “불평등한 부와 소득분배가 문제”라면서 사회안전망 확충을 정부에 주문했다.
두 경제원로는 이날 국회 연구단체인 ‘시장경제와 사회안전망 포럼(대표 정덕구 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의 진로’라는 주제로 실시한 특별강연에서 성장과 분배론에 대한 각자의 소신을 피력하면서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사회안전망 확충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남 전 총리는 ‘한국경제의 기본과제와 경기대책’ 강연에서 국내경제의 문제점과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했으며 변 교수는 ‘시장경제는 만능인가’라는 주제로 분배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남 전 총리는 “성장이냐 분배냐 하는 논쟁이 있는데 이는 부질없는 것”이라고 밝힌 뒤 “성장하지 않으면 사회변동에 대처할 수 없고 모든 사람의 소득수준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또 “성장이 없으면 분배상태를 개선할 수 없다”며 “지금은 성장을 통해 실업자를 줄이는 것이 분배개선의 최우선 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연기금 활용 논란에 대해서도 “정부는 가칭 ‘경제부흥 국채’를 발행해 각종 기금에 이를 인수하게 하고 유리한 금리를 지급하는 게 보다 더 간편하고 연금의 수익을 보장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정부에 충고했다.
그는 신행정수도 건설과 관련, “충청도 공주와 연기에 행정도시를 만드는 것이 발전전략에 맞는지 의문”이라며 “차라리 행정수도 예정지 2,160만평을 토지개발공사가 토지채권 발행으로 전량 매입한 후 기업도시로 개발하면 수도권 인구 분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남 전 총리는 그러나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22개나 있는데 그 기능이 실제로 얼마나 경제운용에 도움이 되는지는 의문”이라며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정책혼선을 질타했다.
이에 반해 변 교수는 “시장경제의 결함은 불공평한 부와 소득 분배”라면서 “시장경제는 결코 만능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처럼 분배구조가 나빠지면 빈곤계층이 가장 큰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앞장서 이 같은 불공평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남 전 총리는 성장주의의 기초이론을 제공한 서강학파의 태두이며 변 교수는 성佯릿？분배를 중시하는 ‘학현(學峴ㆍ변 교수의 아호)학파’의 창시자로 우리나라 경제학계의 양대 산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창익 기자 window@sed.co.kr
입력시간 : 2004-12-17 17: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