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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출신들이 연기금·공제회 등 국내 주요 '큰 손'들의 요직을 꿰차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연기금 최고운용책임자(CIO) 사관학교'라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공무원연금·대한지방행정공제회·군인공제회 등 국내 주요 연기금의 CIO 직위를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한국투자신탁 출신들이 맡고 있다. CIO는 연기금 및 공제회의 자금운용을 총괄하는 자리다.
현봉오 지방행정공제회 CIO는 한국투자신탁 마케팅 대우이사,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 등을 역임했다. 박석환 군인공제회 CIO는 지난 1984년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해 해외투자 부지점장을 거쳤다. 최영권 공무원연금 CIO 역시 1989년 한국투자신탁 입사와 더불어 증권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연기금 CIO를 거친 사람 중에도 한투맨이 많다. 이윤규 전 사학연금 CIO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 한국투자신탁에서 운용본부장을 역임했다. 이성동 전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사업 담당 부이사장의 첫 직장도 한국투자신탁이다. 한때는 한투 출신들이 국민연금·사학연금·공무원연금 등 3대 연기금의 운용본부장 자리를 싹쓸이하기도 했다.
한투 출신이 운용 업계에서 유달리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한투 특유의 인재 육성시스템과 시장 상황 등이 복잡하게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 많다. 최 공무원연금 CIO는 "39살에 회사 내 신탁부장 위치까지 올라갈 수 있는 등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더불어 당시 한국투자신탁 직원들은 연차에 상관없이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며 "또 여타 투자신탁 업체와 달리 신입 직원들을 다소 엄격한 방식으로 운용의 기초부터 하나하나 가르치는 한국투자신탁 특유의 도제식 인재육성 시스템도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