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수(사진)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국내 기업들의 배당을 유도하기 위해 하반기 중 배당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고 새로운 배당지수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최 이사장은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 몇 년간 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투자 수익률이 낮은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인색한 배당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정책 당국도 사내 유보금을 일정 수준 이상 보유한 기업에 과세하는 식의 배당 촉진 카드를 고심하고 있어 힘을 보태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한 새 경제팀이 내수 활성화를 위해 기업들의 배당 활성화를 강조하고 나선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국내 증시의 배당수익률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저조한 편이다. 올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수익률(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비율)은 1.11%에 그칠 전망이다. 미국(2.17%), 영국(4.7%), 대만(2.88%) 등에 한참 못 미친다.
최 이사장은 "상반기에 외국인은 신흥 시장에서 한국보다 대만 증시를 더 선호했다"며 "국내 배당수익률이 대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다 보니 두 나라의 비슷한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거래소는 배당 우수법인을 선정해 포상하거나 이들 기업에 상장수수료나 연부과금을 면제하는 혜택을 준비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우선 올해 안에 상품성 있는 배당지수를 새로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신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배당주 투자의 저변 확대하겠다"며 "배당 우수법인을 거래소 자체적으로 선정해 상장수수료, 연부과금을 면제하는 혜택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이사장은 거래 활성화를 위해 고가주의 액면분할도 적극 권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상장 종목 중 주가가 100만원을 넘어서는 경우 거래가 원활히 이뤄지는 데 한계가 있다"며 "액면분할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밀했다.
한편 최 이사장은 파생상품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곧 내놓겠다고 밝혔다. 최 이사장은 "약 3년 반 동안 파생상품시장에 신상품이 개발·도입된 적이 없을뿐더러 거래가 지나치게 코스피200선물에 집중되고 있다"며 "만기 2~3년의 장기결제월물을 도입하고, 현재 25개인 선물 기초자산 종목을 연말까지 60개로 늘려 상품유형을 다양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