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하반신 마비 英여성 16일만에 런던마라톤 완주

첨단 생체공학 장비 도움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영국의 한 여성이 보행을 도와주는 첨단 생체공학 장비의 도움을 받아 16일 동안 런던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8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 인근 도로의 결승 테이프를 끊은 클레어 로마스(32)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뒤에서 보행을 거들어준 남편의 품에 안겨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때로는 넘어지기도 하고 한걸음 한걸음 떼기가 고통스러워 중도에 포기하고픈 마음이 간절했지만 42.195㎞를 걸어온 그의 얼굴은 이내 '드디어 해냈다'는 의미가 담긴 환한 웃음으로 가득찼다. 그의 뒤에는 남편과 어머니, 13개월 된 딸, 그리고 수많은 지지자들의 환호와 박수, 뜨거운 격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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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말을 타다 떨어져 척추와 목을 심하게 다치는 바람에 하반신을 못쓰게 된 로마스는 이후 척추지압사에서 보석 디자이너로 변신에 성공했다. 이번에 생체공학 장비인 '리워크(rewalk)'의 도움으로 마라톤에 도전했다. 리워크는 하반신이 마비된 사람들이 일어서고 걷고 계단 오르는 것을 도와주는 생체공학 장비로 컴퓨터시스템과 배터리가 든 배낭을 메고 모터로 동작되는 보행보조기를 양다리에 붙인 채 양손에는 지팡이를 짚도록 돼 있다.

로마스는 3만6,000명의 마라토너들과 함께 지난달 22일 레이스를 시작, 16일 동안 하루 1.6~4㎞를 걸었다. 그가 걸음을 뗄 때마다 하반신 마비에 관한 연구를 지원하는 자선단체의 기금이 차곡차곡 쌓여 지금까지 모두 9만 파운드(약 1억6,600만원)를 모금했다.

'당일 도착한 선수에 한해 완주 메달을 수여한다'는 런던마라톤조직위원회의 까다로운 규정에 맞서 10여명의 마라톤 완주자들이 자신이 받은 메달을 내놓아 로마스에게 걸어줬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다"면서 "도로만 평탄했다면 며칠 전에 도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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