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박 대통령 - 메르켈 총리 정상회담

'통독 아이콘'과 통일 대박론 교감

한반도 비핵화 EU 측면지원 당부

핵안보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베를린에 도착한 뒤 26일 오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00년 10월 첫 만남을 가진 이후 돈독한 우애를 이어오고 있는 '14년 지기'로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박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와 만나 헤이그에서 열렸던 한중 정상회담,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의 내용과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특히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재개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독일이 6자회담 당사국은 아니지만 유럽연합(EU) 외교와 경제를 주도하는 핵심국가인 만큼 북한 핵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 대통령은 올해 신년회견에서 밝힌 '통일대박론'의 내용과 남북 통일 효과가 한반도 주변은 물론 국제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했다. 메르켈 총리가 통일 독일의 아이콘인 만큼 박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가 경험을 통해 건네는 남북통일 준비작업과 향후 과제에 대한 조언을 경청했다는 후문이다. 메르켈 총리는 서독 함부르크 출신이지만 동서독 분단 시기에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동독으로 이주했다. 이후 동독 정당이던 '민주약진'에서 정치 생활을 시작한 뒤 통일 후 민주약진과 기민당의 합당으로 기민당 당수까지 오른 인물이다.

관련기사



회담장에서는 두 정상의 각별한 인연이 화제가 됐다. 박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의 첫 만남은 2000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 부총재였던 박 대통령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위원으로 재외공관 국정감사를 위해 독일을 찾았다가 독일 야당 기민당 당수였던 메르켈 총리와 1시간가량 회담했다.

메르켈 총리와의 첫 만남에 대해 박 대통령은 5년 뒤 "처음 만난 대화 속에서 많은 공통점이 있었고 남북한 간 교류와 협력을 통한 한반도 통일방안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회고했다.

최근 4번째 만남은 두 사람 모두 정상 자격으로 만났다. 지난해 9월 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때였다. 박 대통령이 정상회의장 인근 메르켈 총리의 숙소를 찾아갔고 메르켈 총리는 현관 계단으로 내려와 맞이하며 예우를 갖췄다. 4번째 만남 직후인 지난해 9월24일 박 대통령은 독일 총선에서 승리하며 3선 연임을 확정한 메르켈 총리에게 축하 전문을 보내기도 했다.

두 정상의 공통점도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고 메르켈 총리는 독일 최초의 여성 재상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여성 지도자라는 점이 유사하다. 또 박 대통령은 서강대 전자공학과, 메르켈 총리는 라이프치히대 물리학과를 졸업해 둘 다 이공계 출신이고 보수 정당의 대표를 지낸 점이나 야당 당수로 위기에 놓인 당을 구해낸 점도 공통점으로 꼽힌다.


서정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