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로화 폭락' 국내업계도 비상

'유로화 폭락' 국내업계도 비상 채산성 악화에 환차손까지 겹쳐 유로화가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무역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 수출채산성이 나빠지고 이미 수출계약을 체결한 물량은 환차손을 입게 됐다. 현지 화폐가치가 떨어지면서 구매력마저 상실하고 있어 부쩍 늘어나고 있던 유럽지역 수출에 먹구름이 끼었다. 유로화는 25일 런던외환시장에서 유로당 0.82달러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도 무역업계를 어지럽힌다. 국내 금융기반이 흔들리면서 원화가치가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 5월부터 달러당 1110원에서 안정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은 이 달 들어 계속 올라 26일 1140원 이상에 이르렀다. 유인열 무역협회 이사는 “올해 유럽경기가 호조를 보여 수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유로화 약세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며 “원화가치 하락 때문에 기업들이 내년 수출전략 수립을 앞두고 혼돈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화 하락으로 채산성 악화 “올들어 가격을 세 번이나 올렸는데 내년초에 다시 8%를 인상키로 했다. 하지만 더 이상 가격을 올리기는 어렵다.”공작기계를 수출하고 있는 D사 수출담당자의 말이다. 이 회사는 유로화가 올들어 계속 약세를 나타내자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가격올리기를 강행했다. 대개 1년에 한 번 가격을 인상하는 국제관례를 벗어나는 방법이다. 이 회사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경우다. 대다수의 수출기업들은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최근 유로화 폭락에 따라 이미 수출계약을 맺은 물량은 환차손까지 입게 됐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대개 수출 마진이 10% 정도에 불과한 데 유로화의 급락에 따른 환차손까지 감안하면 손해를 안보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현지의 구매력 감소도 문제다. 붙박이형 전자레인지를 판매해 서유럽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우전자는 최근 판매가 주춤한 상황이다. 삼성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자동차, 굴삭기 등 딜러를 통해 거래를 할 경우 대부분 현지통화로 결제해 유로화 약세에 따른 피해가 예상된다. 자동차 수출은 독일ㆍ영국 등 주요 지역에서 수출이 10~20% 가량 감소했다. 지난해는 50% 이상 성장했었다. ◇원/달러 환율에도 촉각 종합상사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출렁이자 외환시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종합상사 외환부서들은 환차손을 막기 위해 모든 외환거래에 헷징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 무역업체들은 최근 환율 변동폭이 너무 커 어떤 방법도 못찾고 있다. 내년 사업계획 수립도 차질을 빚고 있다. 삼성물산은 내년 평균환율을 달러당 1050원으로 전망하고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을 진원지로 한 환율변동 때문에 이 전망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SK상사는 아직 내년 평균환율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 외환담당자는 “내년 사업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내년 환율을 전망해야 하지만 지금은 어떤 예측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조영주기자 yjcho@sed.co.kr입력시간 2000/10/26 17:16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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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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