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LCD 분사 덕에… 삼성전자 랠리 시동

"AMOLED 강화 등 사업 효율성 높아졌다" 사상최고가 경신<br>LCD 떠안는 삼성SDI·라이벌 LG디스플레이는 약세


삼성전자가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의 분사 기대감에 사상 최고가를 다시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LCD 부문 분사로 삼성전자가 적자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합병해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사업을 강화하는 등 사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SMD 지분을 보유한 삼성SDI는 보유지분 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로, 또 LG디스플레이는 강력한 경쟁자의 부상에 부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장 내내 초강세를 보인 끝에 전날보다 5.09% 오른 113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세운 종전 최고가(112만5,000원)를 13거래일 만에 갈아치웠다.

이날 삼성전자의 급등은 삼성전자 LCD 사업부 분사에 따른 적자 부담 완화와 사업 효율성 제고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LCD 사업부를 분사한 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 받는 AMOLED를 생산하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합병시켜 새로운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을 출범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공시를 통해 "LCD 사업부 분할을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사항은 확정되는 대로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사 추진이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사업의 효율과 수익성 제고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주가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존 LCD 부문의 생산능력이나 자원을 AMOLED 사업에 집중시켜 이 분야 투자 속도와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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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그룹 디스플레이 사업은 삼성전자 LCD 사업부, S-LCD, SMD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져 있었는데 이는 신제품 연구개발 및 생산 라인의 중복으로 인한 투자효율 저하, 방대한 인력 및 조직구성 보유로 신속하고 원활한 의사결정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며 "이번 LCD 사업부 분사는 효율적 라인 운영과 조직구성에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LCD 분사 후 SMD와의 합병 등으로 삼성 디스플레이 부문 통합이 원활히 이뤄진다면 사업 중심이 기존 LCD에서 산화물반도체 및 OLED 중심으로 재편돼 시너지 효과가 전망된다"며 "LCD 라인 개조 투자를 통한 산화물 반도체 생산 라인 전환 본격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신규 라인 증설 추진에 따른 시장 지배력 강화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분사가 장기적으로 SMD 흡수합병을 위한 삼성전자의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SMD 흡수합병을 검토 중이라는 조회공시 답변 직후 LCD사업부 분사설이 돌고 있다"며 "1단계로 분사한 LCD부문과 SMD를 합병해 디스플레이 부문 조직을 AMOLED 라인으로 개편하고 라인 재정비 후 남은 LCD 부문을 다시 분사해 중국으로 이전하는 2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는 SMD를 합병해 디스플레이 부문의 수익성을 정상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LCD 분사 소식은 삼성SDI와 LG디스플레이에는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SMD 지분 35.6%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SDI는 SMD가 삼성전자로 합병될 가능성이 줄어들며 3.59%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SMD 합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공시 후 삼성 SDI는 지분 매각으로 인한 실질 현금유입 효과와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에 주가가 나흘 연속 오르기도 했다.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도 "(LCD 부문과 SMD) 합병회사가 공격적인 시장확대에 나설 경우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장중 3.53%까지 하락했다.

정한섭 SK증권 애널리스트는 "LG디스플레이가 OLED 사업에 대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시기에 삼성의 디스플레이 합병회사가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의 LCD 분사는 LG디스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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