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성화는 꺼지고‥2004년 아테네서 만나요

성화는 꺼지고‥2004년 아테네서 만나요 「아듀 시드니! 2004년 아테네에서 다시 만나요.」 환희와 눈물이 교차하던 새 천년 첫 시드니올림픽이 15일간의 열전을 치르고 1일(한국시간)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200개국에서 1만6,600여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해 보름동안 육상 수영 등 28개 종목에서 불꽃튀는 각축전을 펼쳐 온 이번 올림픽은 각 종목마다 진한 감동과 감격, 그리고 슬픔이 엇갈리는 각본없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8개·은9개·동메달 11개로 12위에 그쳐 5회연속 「톱10」진입이라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4년연속 금메달을 따내는 금자탑을 세웠고, 불모지 펜싱에서 김영호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값진 결실을 거뒀다. 또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채택된 태권도 4체급 가운데 3체급에서 금메달을 따내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였으며, 한국야구 올림픽 사상 첫 메달(동메달)을 따내는 등 구기 종목에서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함께 참가했던 북한은 여자역도 58㎏급에서 리성희가 2위에 오르는데 그쳐 은1, 동메달 3개를 획득해 56위에 머물렀다. 미국은 금38개·은22개·동메달 30개로 러시아(금28개·은24개·동메달 25개)를 물리치고 종합순위 1위에 올라 스포츠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이번 대회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남북한 동시 입장이었다. 같은 민족이 남북으로 나뉘어 대치하고 있는 한국과 북한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나란히 입장하는 장면은 올림픽 이념이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로 남북은 물론 전 지구촌의 가슴에 진한 감동을 각인시켰다. 이같은 감동은 폐막식때도 남북한이 태극기와 인공기 대신 다시 한반도기를 앞세워 다시 입장함으로써 재연됐다. 동시입장은 또 일회성 감동에 그친 것이 아니라 대회 기간 중 남북 체육 관계자들의 활발한 접촉과 구체적인 체육 교류 움직임으로 이어져 의미가 더 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유도와 레슬링, 배드민턴 등 전통의 메달종목들이 몰락한 반면 당초 메달권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종목들의 선전이 두드러진 대회였다. 남자 펜싱과 남자 하키, 사격, 여자농구는 열악한 환경과 무관심을 딛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격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강초현(유성여고)은 지난 16일 여자 공기권총에서 첫 메달인 은메달을 안겼다.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펜싱에서는 한국선수단 주장이었던 이상기(익산시청)가 선수로는 환갑인 34살을 훌쩍 넘긴 나이에 남자 에페에서 동메달을 획득, 국내펜싱사상 첫 올림픽메달을 안겼다. 이상기의 투혼에 자극을 받은 듯 남자 플러레의 간판스타 김영호(대전도시개발 공사)는 펜싱의 진수를 마음껏 선보이며 짜릿한 승리로 금메달을 획득,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어 매번 금메달을 눈앞에 두고 분루를 삼켜온 「만년 2위」 남자양궁도 김청태(울산남구청), 오교문(인천제철), 장용호(예천군청) 트리오의 환상적인 팀워크로 금사냥에 성공했다. 한편 이번 올림픽은 여러모로 「약물 올림픽」으로 기억될 것 같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선수 선서 때 「약물의 힘을 빌리지 않겠다」는 문구가 들어가면서 개막식부터 「약물」은 시드니올림픽의 화두로 등장했다. 그러나 일부에서 제기된 「약물로 얼룩진 올림픽」이라는 피상적인 지적과 달리 시드니올림픽은 국제 스포츠계가 「약물과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은 대회라는 평가다. 김진영기자 최창호기자 입력시간 2000/10/01 18:4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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