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은 그룹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와 1조5,000억원에 이르는 SK글로벌의 분식회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계열사 보유지분을 사재출연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또 맞교환했던 SK C&C의 SK㈜ 지분과 워커힐 주식을 원상태로 되돌리기로 했다. 최 회장은 특히 회사를 살리기 위해 경영권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SK그룹은 12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미한 일로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노종 SK 구조조정본부 전무는 “(최 회장은) 경영권에 연연하지 않고 SK글로벌을 정상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그룹의 각 계열사도 SK글로벌의 정상화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또 “구조조정본부는 중복투자를 조정하는 일만 하는 것으로 역할이 대폭 축소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그룹 구조도 지주회사체제로 바꿔나가겠다”고 덧붙였다.
SK C&C도 지난해 3월 최 회장과 체결한 워커힐호텔 및 SK㈜ 주식의 상호 매매계약을 원인무효화하기로 했으며 최 회장도 이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의 SK㈜ 지분은 5.2%에서 0.11%로, SK C&C의 SK㈜ 지분은 3.54%에서 8.63%로 원상 회복된다. 또 SK글로벌은 고정자산을 매각해 1조2,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등 앞으로 5년 안에 부채비율을 100%로 줄여나가기로 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SK글로벌을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채권은행이 공동 관리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SK글로벌에 대한 채권유예, 외국기관과의 협의 등이 채권은행단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