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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어마어마한 돈보따리 푼다
콘텐츠 생태계 룰 바꾼다이석채 KT 회장 '뉴딜정책' 선언애니·게임·음악 제작 1000억 펀드 조성한류에 관심있는 외국 자본도 적극 유치제작자 인프라 지원 확대·해외진출 돕기로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이석채 KT 회장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성공한 것처럼, 이전까지 실물 재화를 소비했다면 이제 가상 재화(Virtual goods)를 소비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콘텐츠 사업자들이 빛 안드는 그늘에서 밝은 바깥으로 나오도록 돕겠습니다."
이석채(사진) KT 회장은 17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간담회를 열고 콘텐츠 생태계 발전을 위한 5대 방안을 발표했다. 싸이의 뮤직비디오처럼 통신망을 통해 생산ㆍ유통ㆍ소비되는 '가상재화' 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우선 KT는 영상은 물론 애니메이션ㆍ게임ㆍ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최소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KT는 3년간 운영될 이 펀드에 위성방송(KT스카이라이프)ㆍ인터넷TV(올레TV)사업 매출의 2%인 약 2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며, 조만간 외부 전문가ㆍ펀드 참여자 등으로 구성된 투자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운용 방안을 정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한류에 관심있는 외국 자본도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제작 인프라도 지원한다. 지난해 3월 콘텐츠 제작자를 위해 설립한 '올레미디어스튜디오'의 교육 인원을 현재 500명 수준에서 내년에는 1,000명까지 늘리겠다는 게 KT의 복안이다. 올레미디어스튜디오는 중소 콘텐츠 제작자들이 방송장비와 스튜디오, 종합편집실, 개인편집실, 녹음실 등을 임대해 쓸 수 있는 시설로 HDㆍ3D영상 제작이 가능하다.
KT는 또 유스트림, 숨피 등 자사의 해외 서비스를 통해 콘텐츠 제작자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올레TV에 신인 등용문 전용 채널을 마련해 참신한 콘텐츠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채널선정위원회'를 구성해 KT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채널사업자(PP)ㆍ콘텐츠 사업자(CP)들과의 거래 조건을 개선키로 했다.
이 회장은 "중요한 룰(Rule)을 바꾼다"는 의미에서 이번 지원방안을 '뉴 딜(New Deal) 정책'이라고 명명했다. "젊은이들이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유통하고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면, KT가 진입 비용을 낮추고 실패할 때의 위험도 줄인다면 이것이야말로 젊은이들의 새로운 희망이 될 거란 확신을 가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KT가 그렇게 하나의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하면 조각배 하나가 아니라 하나의 함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KT가 그 위에 군림하는 게 아니라 함대와 함께 새로운 세상으로 전진하고 싶다는 게 우리의 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