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T R&D로 승부한다] 차세대 원철기술 확보 `올인`

세계적인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정보기술(IT)강국으로 도약한다. 올해 국내 IT업계에 내려진 지상과제다. IT업계는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이라는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 `올인`하고 나섰다. 미래유망 신기술은 21세기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핵심요소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무한경쟁에서 승리하자면 남들이 쉽게 넘볼 수 없는 원천기술을 확보해야만 한다는 위기의식도 높아 지고 있다. 특히 IT분야의 R&D는 우리나라 전체 연구개발 투자규모 20%수준에 이를 만큼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IT 투자의 성패여부는 곧바로 국가경제 전체에 일파만파의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전세계 IT경기가 올해부터 회복세로 접어들 것으로 에상됨에 따라 세계 최강의 IT강국을 실현하기 위한 업계의 발걸음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9대 신성장동력 집중 투자=정부는 한국경제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먹거리를 챙긴다는 목표 아래 올해 9대 신성장분야에만 모두 2,461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쏟아부을 방침이다. 이중 차세대 이동통신 개발에만 모두 766억원의 자금을 투입, 30Mbps 휴대인터넷기술을 선보이고 100Mbps급 4세대 이동통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 홈네트워크 분야에서도 일반 가정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유무선 통합 홈서버를 구축하기 위해 이미 275억원의 개발비를 책정해 놓고 있다. 최근 전송방식을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고 있는 디지털TV 역시 조만간 가닥을 잡고 ▲지상파 DMB단말 시스템온칩(SoC) 개발 ▲최소 400Mbps급 케이블 모뎀 개발 등에 251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업계도 R&D투자에 사활건다=통신업체를 비롯한 IT업계도 올해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를 찾아내고 차세대 신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R&D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업체들이 무엇보다 중시하는 것은 각종 IT제품을 하나로 엮어내느 융합(컨버전스)과 소형ㆍ지능화추세다. 한 개의 단말기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를 동시에 사용하거나 위성방송 수신까지 가능한 멀티기능을 갖춘 제품, 다품종 소량생산에 맞춘 특화 휴대폰, 손목시계처럼 차고 다니면서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는 휴대용 PC등은 그단적인 예다. 유선통신업계의 경우 휴대인터넷, 차세대 통합네트워크(NGcN) 위주로 차세대 서장 로드맵을 마련하고 핵심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휴대폰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글로벌 R&D체제를 확고히 다진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난해보다 7,000억원 늘어난 4조4,000억원의 R&D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R&D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올해 구체적인 성과물이 속속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D투자 `선택과 집중`해야=최근 세계 굴지의 IT기업들이 잇따라 한국에 R&D센터 설립을 추진, 국내 IT업계의 기술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BM을 비롯해 인텔, HP등 내노라하는 기업들은 한국의 테스트 베드기능과 뛰어난 연구인력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매칭펀드나 지적재산권 공유 등 실질적 인센티브 역시 외국사들에 매력적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가 선진국에 비해 투자규모나 인력면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현실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연구개발 성과를 올리자면 풍부한 인재확보 및 육성, 자금 지원, 사기 진작 등 종합적인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차원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며 장기적인 인력양성 프로그램 및 여건 조성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도 세계 유력기업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글로벌 R&D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풍부한 자금 앞세워 `전방위R&D`공 세 ●지금 글로벌 IT기업은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들은 올해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전방위 R&D투자`공세를 펼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 어느 해보다 막대한 자금을 퍼붓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주력분야 이외에도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세계 IT경기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조짐을 보이자 신기술을 앞서 개발해 새로운 유망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나름의 계산이 깔려있다. 특히 한동안 전세계적인 IT경기 거품 붕괴에 부딪혀 상대적으로 R&D보다 구조조정에 주력해왔던 점도 이 같은 R&D투자열기를 부추기고 있다.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 한해동안 지난해보다 8% 늘어난 약 6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MS가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이는 분야는 차세대 PC와 연계 가능한 차세대 오피스 소프트웨어. 차세대 PC체계의 소프트웨어시장을 석권하는 것은 물론 최근 MS를 위협하고 있는 리눅스를 견제하려는 포석도 깔려있다. 보안과 검색도 MS가 올해 R&D에 있어 관심을 가질 분야로 꼽힌다. 보안 관련기술은 이미 빌 게이츠 회장이 MS의 가장 중요한 과제중 하나로 제시하며 막대한 투자를 공언한 상태다. MS는 검색분야에서도 야후와 구글 같은 선도업체들과 맞설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IBM 역시 MS 못지않게 야심찬 R&D 투자계획을 선언했다. 수학과 물리학 등 순수 자연과학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IBM은 이를 바탕으로 11년간 미국 특허 등록 1위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올해 IBM은 50억 달러를 R&D예산으로 책정했으며 전세계적으로 17만여명에 달하는 R&D 전문인력을 올해 2만여명정도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다. IBM이 이처럼 R&D에 주력하는 것은 기존의 데스크톱과 노트북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을 응용한 차세대 PC의 개발과 시장 선점이 절박한 과제로 다가온 셈이다. 이를 위해 IBM은 모바일과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결합된 복합PC, 유비쿼터스 기능을 갖춘 PC 등의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전체 인력의 30%가 R&D에 투입되고 있는 세계 최대의 휴대폰 업체 노키아는 지난해 매출이 2%나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올해 R&D 예산을 전년보다 8%나 늘려잡았다. 노키아는 현재 중국과 인도 등 전세계 14개국에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노키아의 R&D활동에서 주목할 대목은 제품의 창조성을 강조하기 위해 R&D센터를 `PCC(Product Creation Center)`로 표현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연구원들의 독창성과 자발성을 높이 사고 있다는 얘기다. 또 노키아는 R&D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갖춰야만 성과를 산출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노키아는 R&D 인력을 다양한 인종과 국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예컨대 일본 R&D센터의 경우 연구원들이 최소한 20개국 이상의 다양한 국적으로 이루어져 활발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밖에 인텔은 올해 R&D분야에 모두 48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해에 비해 9%정도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인텔은 말레이시아ㆍ중국ㆍ타이완 등 아시아지역에 잇따라 R&D 센터를 마련했으며 현재 한국에도 R&D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이다. 인텔은 그동안 주로 반도체 및 관련부품에 R&D의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올해를 계기로 최근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모바일 분야에도 R&D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특별취재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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