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서경 베스트히트상품] 맞춤형 제품·서비스로 소비자 사로잡다

변화하는 소비자 요구에 걸맞는 가치·기능 제공<br>실용·신뢰브랜드 선호속 웰빙·친환경 인기 지속



소비시장에는 상품 불변의 3법칙이 있다. 제1 명제는 '고객은 항상 옳다'이며 두번째는 '고객은 항상 변화한다'이다. 따라서 최종 명제로 소비자의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은 항상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숙명을 안고 있다. 소비자의 요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기업들은 쇠락의 길을 피할 수 없다. 1980년대까지 미국을 대표하는 통신기업 AT&T는 1990년대 향후 무선전화가 유선전화 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 전화시장이 유선없이 성장할 것이란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으며 뒤늦게 무선시장에 대비하는 우를 범했다. 결국 AT&T는 무선전화 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도 이동통신 사업에서 실패해 2000년대중반 미 지역통신업체 SBC에 인수됐다.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은 제조·서비스 업체 뿐 아니라 유통업태에서도 마찬가지다. 과거 미국 소매업계를 평정했던 K마트, 울워스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해 몰락을 길을 걸었다.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와 같은 특정한 외부 요인이 아니더라도 소비시장의 변수는 항상 존재한다. 특히 고령화사회, 싱글족·맞벌이 부부 증가, 여성의 사회진출 가속, 양극화 심화, 생산 및 소비의 글로벌화 등 소비시장에 대응해야 하는 변수는 셀 수 없이 많다. 경제환경 변수가 많아지면 소비자들도 변한다. 세계경제 위축과 불황에 대한 걱정이 늘게 되면 가격이 상품을 선택하는 제1기준이 되기도 하고, 이와 반대로 돈을 좀더 쓰더라도 비용대비 만족도와 효용성이 큰 상품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현상도 나타난다. 소비가치를 올릴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비패턴의 변화 흐름을 정확히 읽어내고 이를 충족시키는 발빠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 여부가 기업 생존의 열쇠가 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 1위 드럭스토어 월그린(Walgreen)은 '현상유지는 곧 후퇴'라는 명제를 기업모토로 삼고 있다. 기업 역사만 100년이 넘지만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경영감각과 소비자 중심의 경영전략으로 매장혁신을 주도한 게 장수의 비결이다. 실제 이 회사의 영업 기준을 보면 계산대 대기열에는 쇼핑객이 3명 미만이 되도록 유지하고 24시간 영업, 주거지역 10분이내의 소상권 출점 등 철저한 소비자 입장에서 영업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드럭스토어를 찾는 이유 첫번째가 편리성인 것을 이미 간파하고 일찌감치 매장운영을 바꾼 것이다. 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는 철저한 소비자 입맛중심과 현지화로 유명하다. 이른바 네슬레의 '60%'법칙은 소비자 맞춤형 상품개발의 원칙으로 불린다. 상품 이름을 감추고 경쟁제품과 비교 시음후 소비자의 60%이상이 네슬레 상품을 선호하지 않으면 시장에 아예 제품을 내놓지 않는다. 이 기업의 해외시장 비중은 총 매출의 98%를 차지해 사실상 기업 매출이 해외영업에 좌우된다. 이에 따라 네슬레는 원료조달은 물론 상품과 생산판매에서도 현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철저하게 반영한다. 예컨대 인도에서 네스카페를 팔 경우 델리지역에서는 100% 커피로 만든 제품으로 판매하는 반면 남인도 지역에서는 이 곳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치커리를 넣은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끌어오는 방식이다. 이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철저하게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된다. 실제 네슬레는 마케팅부문에 컨슈머 인사이트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는데 이 부서는 제품의 주 타깃이 되는 소비자와 며칠을 같이 생활하며 이들의 하루 사이클과 선호도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요구에 맞는 제품을 따로 개발해 공급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결국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제품에 선택의 기회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앞으로 남유럽등 일부 국가에서 초래된 세계경제의 위기감이 실물경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경우 소비자의 선택은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품선택에서의 미묘한 변화에서도 흐름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서울경제가 올들어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은 상품으로 선정한 '상반기 베스트히트 상품'들은 소비자들의 요구에 걸 맞는 기능과 가치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혁신적인 상품이라도 초기에만 인기를 끈 후 곧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오랜 기간 소비자들의 평가와 검증을 통해 신뢰를 쌓는 브랜드들은 불황에도 구매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IT(정보기술)관련 기기나 가전·생활용품들은 최근 젊은 소비층들이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실속 있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웰빙ㆍ친환경 상품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천연재료를 사용하거나 자연주의를 표방한 식품화장품에 대한 선택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상품도 막연한 고수익이나 보장을 강조하는 상품보다는 안정적 수익과 소비자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서비스상품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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