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가 리포트] 수익 악화 대형 IB, 휴가철 앞두고 대규모 감원 칼바람

증시 부진 등으로 경영 어렵자 모건스탠리등 해고 작업 착수<br>JP모간 최대3,000명 감축 계획<br>적자점포 폐쇄등 비용절감 박차 스마트폰 '블랙베리' 사용 제한도


이달초 대형 금융회사인 모건스탠리는 내년까지 5억달러, 3년내에 10억달러의 비용절감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금융인들이 애용하는 스마트폰인 블랙베리 사용을 제한한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었다. 모건스탠리는 뿐만 아니라 자산 관리부문에서도 조만간 300명의 인력을 감축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월가에 또다시 감원태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월가의 대형 금융회사들은 최근 미국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는데다 금융규제 강화, 유럽발 위기 등 악재가 겹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조짐을 보이자 앞다퉈 인력감축 및 비용절감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앞으로 1년 내에 비 급여성 비용의 10%에 해당하는 10억달러를 절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수개월내에 직원 감축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베어스턴스와 워싱턴뮤추얼 등을 인수하며 전력을 보강했던 JP모건체이스는 트레이딩 부문을 중심으로 연말까지 1,700~3,000명의 인력 감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뱅크 오브 어메리카 메릴린치도 전국 5,856개 소매 영업점 가운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점포를 중심으로 폐쇄작업을 진행중이며, 지난해 11월 윌밍턴트러스트와 합병한 M&T 뱅크는 721명의 과잉인력을 내보냈다. 앞서 바클레이즈는 지난 1월 전체직원의 2%를 웃도는 600명을 감원했다. 헤지펀드 등에 인력을 알선하는 리크루팅업체를 운영하는 데보라 리베라씨는 "2~3개월 내 월가 전반에서 감원바람이 몰아칠 것 같다"며 "임원급 보다는 스텝인력들이 주요 타깃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용컨설팅업체인 첼린지 그래이 앤드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5월까지 금융산업의 감원규모는 1만1,413명에 달해 지난해 전체 감원(9,431명)에 비해서도 이미 21%를 웃돌고 있다. 이 같은 월가의 감원 바람은 무엇보다 주식시장의 부진 등으로 금융기업들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최근에는 그리스의 재무위기가 유럽 다른 국가로 확산될 우려가 나타나고, 미국 경기의 둔화도 가속화되면서 금융기업들이 트레이딩에 소극적으로 대응함에 따라 수익성 감소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올들어 6월 현재까지 뉴욕증권 거래소의 거래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나 줄어들었으며 특히 6월 한달의 경우 감소폭이 25%에 이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펜하이머 펀드는 월가의 5대 은행들의 2ㆍ4분기 트레이딩 매출규모는 217억달러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4.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헤지펀드의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월 헤지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1.28%에 달한다. 도드-프랭크 법에 따른 자기자본 규제, 파생상품 관련 규제 등의 강화는 금융기업들의 수익성 기반을 아예 흔들어 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쟁력 강화를 겨냥한 금융기업들의 합병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것도 인력 감축을 부추기고있다. 로열뱅크 오브 캐나다를 합병한 이후 지속적인 인력감축 작업을 진행중인 PNC 파이낸셜 서비스가 대표적 예다. 과거 월가의 감원은 실물경기 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졌지만, 이번에는 금융산업의 특수성을 반영한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금융종사자들 외에는 큰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상태다. 하지만 금융산업이 지난 10년 동안 미국의 확고한 경쟁력을 뒷받침해온 주요 기둥이었다는 점에서 금융회사의 수익성 쇠퇴 및 인력 감축은 미 경제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수천명의 월가 인력들이 구직시장으로 몰려들게 되면 일반 실직자들의 취업기회를 뺏아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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