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차붐` 차두리(23)가 아버지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의 뒤를 이어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크푸르트에 몸 담는다.
차두리는 26일 오후 8시(이하 한국 시간) 분데스리가 1부 리그 팀 프랑크푸르트와 3년간 임대 계약을 하기로 합의했다.
차두리의 에이전트인 최범석 포르투나 2002 대표는 “차두리가 프랑크푸르트와의 계약에 합의했고, 계약 조건은 원 소속 구단 레버쿠젠의 조건(5년 간 300만 유로)을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3년간 총액 240만 유로(약 3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차두리의 원 소속 구단인 레버쿠젠은 올 시즌을 마친 뒤 차두리를 언제든지 불러 들일 수 있는 옵션을 지닌다.
이로써 차두리는 아버지가 활약했던 레버쿠젠과 프랑크푸르트에 모두 속하게 돼 부자가 대를 이어 분데스리가 2개 구단에 몸 담게 되는 진기한 기록을 남기게 됐다. 또한 차두리는 2년 연속 1부 리그에서 활약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당초 차두리가 프랑크푸르트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지난 시즌 2부 리그에 속해 있다가 올 시즌 1부로 승격한 프랑크푸르트는 유럽 출신 유망주들 몇 명을 물망에 올려 놓고 영입을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 또한 올 시즌 1부 잔류를 위해서는 공격력 보다는 수비력 보강이 시급해 차두리의 역량과 잠재력은 높이 평가하면서도 영입에는 주저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차범근 감독은 지난 23일 직접 독일로 건너가 프랑크푸르트 구단 관계자들을 만나 협상 테이블에 앉았고, 프랑크푸르트는 70~80년대 구단의 전설적인 존재 차범근 감독의 설득을 받아 들여 차두리를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프랑크푸르트에게 차범근 감독은 신화적인 존재나 다름없다. 차 감독은 지난 1979년~1983년 프랑크푸르트에서 활약할 당시 122경기에 출장, 무려 46골이나 터뜨리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하며 프랑크푸르트 전성기의 일등공신이 됐다. 또한 프랑크푸르트는 차 감독의 맹활약에 힘입어 1980년 UEFA(유럽축구연맹)컵 우승과 1981년 독일컵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차두리는 차 감독의 UEFA컵 우승의 순간을 축구 인생의 가장 소중한 기억과 모범으로 삼고 있어 이번 프랑크푸르트 입단은 더욱 뜻 깊다. 차두리가 아버지의 명성을 이어 받아 분데스리가 최고의 선수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동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