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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만에 빚 5조 줄여… '공룡' LH 다이어트 성공 보인다

토지·주택 22조7000억 판매… 연초 목표액 28% 초과 달성

금융부채도 올들어 감소… 첫 100조 아래로 떨어질 듯

국제 신용등급까지 잇단 상향… 통합 5년만에 경영정상화 성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통합출범 5년 만에 금융부채 감소와 자산판매 증가 등 가시적인 경영정상화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경기도 분당신도시 LH 사옥 1층에 붙은 ''부채시계''는 현재 LH의 부채 현황을 하루 단위로 나타내고 있다. /사진제공=LH


지난 9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바다 건너로부터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LH의 신용평가등급 전망을 기존의 A+Stable(안정적)에서 A+Positive(긍정적)로 상향 조정했기 때문. 이어 한 달이 지나서는 미국의 무디스 역시 LH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한 단계 상향하면서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신용등급을 유지하게 됐다. 이는 그동안 LH가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상황과 경영실적을 크게 개선한 결과로 평가받았다. 특히 이재영 LH 사장은 직접 미국 뉴욕의 국제신용평가기관을 방문해 그동안 LH의 구조조정, 금융부채 감축 노력과 결과를 설명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방만 공룡' LH가 통합 출범 5년이 지나면서 서서히 경영정상화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아득히 멀게만 느껴졌던 금융부채 감소는 올해 들어 현실화돼 나타나고 있으며 영업이익 등 전반적인 경영실적 역시 개선되는 모습이다.


◇전사적 판매…올해 목표 조기 달성=LH의 가시적인 경영성과는 전사적인 자산 판매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9일 LH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LH의 토지와 주택 판매금액은 총 22조7,618억원으로 올해 초 목표액(17조8,213억원)보다 28%를 초과했다. 판매실적도 좋지만 영업의 건전성도 함께 확보했다. 올해 회수된 판매대금은 18조251억원으로 목표액(14조2,409억원)의 27%를 넘어섰다. 판매실적 증가 정도와 비슷한 결과를 나타내 파는 데만 급급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이 같은 실적은 LH가 △판매목표 달성 경영계약 △전 직원 비상판매체제 발대식 △판매총괄 워크숍 등 다양한 판매촉진책을 사용했고 전 직원이 이를 잘 따라와 줬기 때문이다. 무작정 전 직원을 다그치는 데만 그치지 않고 달성 실적의 내부평가 반영비율을 확대하는 등 성과보수체계도 동시에 강화했다. 판매독려를 위해 실시간 판매현황을 LH홈페이지 퀵메뉴에 마련해 전 직원이 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6개월 만에 금융부채 5조원 감소…올해 100조원 아래로 떨어질 듯='하루 이자 100억원'이라는 말로 그 심각성이 대변됐던 금융부채도 상당히 줄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LH의 금융부채는 100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05조7,000억원)보다 4.7% 감소했다. 반년 사이 5조원의 빚을 줄인 셈이다. 이미 연초 계획했던 금융부채 감축 목표액(104조3,000억원)은 달성한 상태로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금융부채가 100조원 아래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LH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는 2017년까지 전체 부채를 143조2,000억원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통합 당시 예측한 전망치(192조6,000억원)보다 49조4,000억원 적은 수준이며 정부가 공기업 경영정상화를 위해 제시한 LH의 부채감축 가이드라인(155조4,000억원)과 비교해도 12조2,000억원 적은 규모다. 아울러 LH는 부채감축 목표달성을 위해 △사업조정 △경영효율화 △자산매각 △총력판매 등 4대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LH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이 사장이 사채동결을 선언할 때만 해도 외부에서는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며 "하지만 오히려 올해 사채 절대 규모가 감소세로 전환되는 첫해가 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적 창의적 리더십 재평가=LH의 이 같은 변화에는 지난해 취임 후 1년 6개월째를 맞는 이 사장의 경영혁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고위직 공무원 출신의 최고경영자(CEO)로 관료적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주위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LH에 새로운 리더십과 기업문화를 심어노?다. 그리고 이제는 민주적이면서 창의적인 CEO로 재평가받고 있다.

이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소통과 화합을 3대 경영방침의 하나로 정하고 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스킨십에 나섰다. 올해는 실무자들과 사장이 직접 사업 현안은 물론 애로사항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화통데이'를 매주 화요일에 실시해 직원들과의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아울러 젊은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모바일 메신저 등을 이용해 활발한 교류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 방식의 다양한 아이디어도 이 사장의 작품이다. LH는 이 사장 취임 이후 대행개발, 민간·공공 공동개발, 공공임대 리츠 등을 본격화한 뒤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매년 다각화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 2017년도까지 총 8조8,000억원의 부채를 감축하겠다는 것이 LH의 목표다.

◇LH 금융부채 추이

(단위: 조원)


년도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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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채 75.1 91.6 97.8 103.9 105.7 100.7

※2014년은 6월말 현재

<자료=LH>

◇2014년 LH 자산 판매 실적

(단위:억원)

구분 연간목표 실적

판매 178,213 227,618

대금회수 142,409 180,251

※실적은 11월말 기준.

<자료=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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