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부진 늪에 빠진 정유업계

마진 떨어지는데 원고까지… 2분기 최악의 실적 기록할 듯

하반기 PX 공장증설 많아 낙관적으로 보기 어려워

"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마저 800억~900억원 수준의 영업적자가 예상됩니다."(정유업계 관계자)

정유업계가 2·4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정제마진은 갈수록 떨어지는데 원화는 강세고 파라자일렌(PX)으로 대표되는 화학제품 매출도 신통치 않은 탓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PX 공장증설이 예상돼 있어 당분간은 어려움이 계속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다.

◇영업이익률 1%대 붕괴=최근 들어 정유사들은 위기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박봉균 SK에너지 사장은 "최근 1년간의 변화는 (내가)정유업계에 몸담은 30년간의 변화보다 더 다이내믹해 향후 1~2년을 예측하기가 불가능하다"며 경영상의 어려움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SK 뿐만 아니라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S-OIL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조직축소와 인력재배치 작업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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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2·4분기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환율하락과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이 직격탄이었다.

그러다 보니 정유사들의 영업이익률은 크게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2.1%였던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률은 올해는 1%가 채 안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GS칼텍스와 에스오일도 각각 0.5%, 0.3% 내외가 되지 않겠느냐고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을 중심으로 정제수요가 꽤 있어서 이것으로 돈을 벌다가 최근에는 PX로 재미를 봤지만 PX 공급이 늘면서 석유화학분야까지 실적이 나빠지고 있는 게 정유사들이 고전하는 원인"이라고 했다.

◇하반기 전망도 부정적=문제는 하반기에도 돌파구가 없다는 점이다. 회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정유사의 주된 사업부문은 정유와 석유화학, 윤활기유, 자원개발 등이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 실적개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정제마진이 계속 좋지 않고 PX도 신증설이 많아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동안 정유사의 돈줄 역할을 했던 PX는 하반기에 생산이 크게 늘어난다. SK만 해도 하반기 중 230만톤(연생산 기준)의 증산이 예정돼 있고 삼성토탈도 100만톤을 늘린다. 한국 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지에서도 2015년부터 줄줄이 PX 공장이 문을 연다. 지난 6월 톤당 1,321달러였던 PX의 평균가격이 이달 14일 기준으로 1,387달러까지 높아졌지만 반짝상승이라는 분석이 많다.

백영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 집중된 PX 신증설로 인해 화학부문 실적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본격적인 업황개선 시점은 내년 하반기 정도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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