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개방 충격 잘 극복하고 있는 농업

국내 농업 부문이 일반적 우려와는 달리 개방의 충격을 잘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추가 개방이 이뤄지더라도 희망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농업이 본격적인 개방의 파고에 직면하게 된 것은 지난 1990년대 중반 우루과이라운드가 타결되면서부터 따져 20여년이 지났다. 이 과정에서 관세 및 비관세에 의한 보호장벽이 지속적으로 낮아져 현재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농산물의 경우 최고 20~30% 안팎의 관세로 보호를 받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처럼 개방 폭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주요 농축산물의 경우 국내시장에서 국산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대산농촌문화재단이 주최한 '농업이 미래다'라는 주제의 심포지엄 발표자료에 따르면 소고기의 경우 수입품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2002년 74.9%에서 2008년에는 63.5%로 감소했다. 국산 소고기의 시장점유율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닭고기의 경우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1%에서 20.6%로 크게 줄어들었고 참깨와 콩은 시장점유율에 별 변동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내 농업은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개방하면 망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구조조정과 혁신을 통해 개방의 충격을 잘 이겨내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국내 농산물의 경우 가격 면에서는 수입품에 비해 다소 불리하지만 맛과 신선도 등 품질경쟁력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수입품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칠레와의 FTA와 관련해 국내 포도농가에 큰 피해가 우려됐으나 실제 국내 포도생산은 오히려 더 늘어났고 고추시장 개방 이후 작목전환을 통해 일본시장 개척에 성공한 경우도 개방의 충격을 슬기롭게 극복한 성공사례로 꼽힌다.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둘러싸고 반대 목소리가 높다. 농업 등 경쟁력이 취약한 부문의 타격이 우려된다는 것이 반대 명분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경험은 개방을 지나치게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입증한다. 개방을 대세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농업 르네상스를 도모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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