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허위주금 납입 1만5,000명 490억 피해

대호ㆍ동아정기ㆍ모디아ㆍ중앙제지 등 4개사의 유상증자 대금 허위납입으로 최대 1만5,000여명의 주주가 490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들에 대한 피해 보상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들 회사가 오는 3월말까지 제출해야 하는 12월 결산 사업보고서에서 이번 허위납입으로 인해 재무상의 문제가 발생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거나 자본전액잠식 상태가 드러날 경우 상장ㆍ등록 폐지될 가능성도 높아 피해주주 및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이영호 부원장보는 5일 “유상증자 전후의 주식수와 매매거래 정지 전 종가, 기존 주주명부 등을 근거로 추산해보면 피해금액은 490억원, 피해주주는 1만5,000여명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회사별 피해규모 및 주주수는 대호가 160억원에 9,000명, 동아정기가 155억원에 1,000명, 모디아가 175억원에 5,300명 정도로 추산했다. 중앙제지는 신주가 상장되지 않고 유예돼 실질적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원장보는 기존 주주들의 피해보상 가능성에 대해 “감자 등 회사의 자구노력 없이는 피해보상이 힘들 것”이라면서 “개인 주주들이 회사 대표 등을 상대로 대표소송 등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대호 등 이들 4개사는 주금(株金)을 납입하지도 않고 주금납입증명서를 허위로 꾸며 `유령주식`을 찍어내 유통시킨 혐의로 지난 3일 검찰에 고발됐다. 그 동안 사채업자 등에게서 잠시 돈을 빌려 주금을 납입했다가 즉시 인출하는 `가장 납입`사례는 많았지만 서류 위조를 통한 허위납입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이번에 적발된 허위증자 사례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다양한 방법의 편법 유상증자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지만 금융감독당국의 안이한 감독이 투자자들의 피해를 커지게 했다고 지적했다. 한 M&A업체 관계자는 “사채를 며칠동안 빌려 증자대금이 들어온 것처럼 꾸미는 가장납입과 회사 자산을 담보로 유상증자에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보장형 증자 등 다양한 방법이 증자에 동원되고 있다”고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편법, 불법 유상증자가 판을 치고 있음에도 금융감독 당국의 손길이 뻗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해 코스닥시장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70% 이상이 편법ㆍ불법 증자임에도 감독당국의 제재를 받은 곳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도 “대호 등 을 제외하고 최근 2년간 주금보관납입증명서를 위조한 회사는 일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하지만 주금납입증명서 확인외에 계좌추적 등이 필요한 가장납입 등과 같은 편법 유상증자는 조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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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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