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故정주영회장 경영방식 21세기에도 유효

한경연 세미나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타계한지 한달을 맞아정 명예회장의 업적과 공과를 학문적으로 정리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26일 오후 서울 조선호텔에서 `아산 정주영회장이 21세기에 남긴 유산'이라는 제목으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 송병락 교수(서울대 경제학과)는 `정주영 회장의 경제적 유산'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Can-do' 정신에 기반을 둔 정주영 회장의 한국적 경영방식은 21세기에도 유효할 것"이라며 "정회장은 한국이 낳은20세기 최고의 세일즈맨이자 최고의 기업가"라고 평가했다. 송교수는 "공동체주의에 바탕을 둔 정회장의 경영철학은 일본의 마쓰시타 고노스케 철학이나 미국의 테일러주의에 못지 않다"며 "정회장은 기간산업 발전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우리 기간산업의 해외종속을 막는 등 자주적인 산업발전 모형을 개발하는데 정진했다"고 밝혔다. `정주영회장의 국가적 유산'에 대해 주제발표를 한 김진현 전 문화일보 회장은"정주영회장은 경제인을 넘어 한국현대사의 선도자로서 언제나 민족번영을 생각하는 민족주의자였고 언제나 기업의 성장과 사회공동체 발전을 함께 지향하는 모범적 사회지도자 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회장이 국가와 사회에 끼친 공헌을 한 개인의 과거사로만 기억해서는 안된다"며 "온국민이 정회장의 공적을 계승.발전시켜 21세기 국가와 사회를 위한 모델정립이라는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에 나선 유장희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은 "정회장은 교육과 학문발전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고 92년에는 정치판에 뛰어들어 대통령 출마까지 했다"며 "정회장의 비(非)경제인적 행보들은 그의 일생을 일관되게 정리하는데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원장은 "정회장은 경제인이면서도 늘 국가발전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남다른 국가관을 갖고 있었다"며 "그가 남긴 교훈은 기업인들이 기업운영에 전력하는 것이국가를 위하는 길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욱 교수(아주대)는 "정회장은 한국의 이미지를 세계 속에 심은 탁월한 외교관이었다"며 "분단극복과 민족통일의 숙원 달성을 위한 기초 정립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통일의 선구자"라고 정리했다. 다음은<주제발표문 요약> ■정주영회장의 경제적 유산 (송병락 서울대교수) 정주영 회장은 일본의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보다 더 어려운 경제환경에서 기업을 일으키고 키웠으며 더 짧은 기간에 더 큰 회사를 만들었고 더 많은 업종을 일으켰다. 또 올림픽 유치나 통일의 물꼬를 트는 등 국가사회의 발전을 위해 더 많은 빛나는 업적을 쌓았다는 면에서 정주영 회장의 업적과 인생이 더 훌륭하다고 평가된다. 정회장은 기간산업 발전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한국 기간산업의 해외 종속을 막는 등 선진국 기업에 종속되는 편안한 길보다 험난하지만 자주적인 산업발전모형을개발하는데 정진했다. 나아가 정 회장은 공동체주의(communitorianism)를 바탕으로 하는 아산정신(Asanism)을 실천에 옮겨 한국적 경영모델을 개발했는데 그 특징은 ▲공동체주의적 경영▲시스템 경영 ▲유연한 상황접근법적 경영 ▲남의 경영방식을 답습하는 것이 아닌독특한 전략에 입각한 경영방식 ▲세계시장을 무대로 한 글로벌 경영 ▲전략적 제휴의 실천 등 6가지로 정리된다. 정회장이 제시한 이같은 한국적 기업경영방식은 한국 기업을 세계 수준으로 만들고 한국 기업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들 수 있게 하는 21세기형 경영방식이다. ■정주영회장의 국가적 유산(김진현 전 문화일보회장) 아산 정주영은 경제인을 넘어 한국 현대사의 선도자였다. 투철한 보국정신으로 한국 경제발전의 기반인 사회간접자본과 중화학공업 건설에 앞장섰고 누구보다 먼저 과감하게 세계 시장에 도전함으로써 한국 경제의 글로벌화를 촉진했다. 또한 전경련 회장 재직중에 민간경제 시대를 앞당기 위해 노력했고 부단한 신사업 개척으로 기업가정신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한국 자본주의 발전의 기틀을 다졌다. 그의 선각자적인 역할은 경제분야에서만이 아니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민간인으로서 최초로 북한을 방문하고 '소떼몰이 외교'를 통해남북이 하나의 공동체임을 전세계에 알렸다. 또한 희생을 각오한 금강산관광 사업, 개성공단 개발사업 등을 통한 북한 경제발전 모색을 통해 남북간 신뢰를 넓혔고 남북 통일의 기반을 다졌다. 그는 정치적, 경제적 이해 타산을 넘어 자기희생과 민족애적 열정으로 남북통일의 초석을 놓음으로써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갈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정주영은 언제나 기업의 성장과 사회 공동체 발전을 함께 지향하는 모범적 사회지도자요 사회사업가이기도 했다. 정주영은 사회의 발전과 함께 해야 자신 및 현대의 발전도 지속될 수 있다는 투철한 공동체 의식의 소유자였다. 대기업 최초의 복지사업재단 설립, 가난한 국민들을 위한 병원 설립, 인재 육성을 위한 학교 설립과 장학 사업 등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모범을보여 주었던 것이다. 우리는 국가와 사회에 끼친 그의 공헌을 한 개인의 과거사로만 기억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의 공적을 계승, 발전시켜 21세기 국가와 사회를 위한 새로운 모델 정립이라는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남북통일의 기반이 될 대북 사업을 현대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 차원의 지속가능한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 (서울=연합뉴스)김현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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