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수입선다변화 해제] 가전 '초긴장' 자동차 '안도'

오는 7월부터 시작될 일본 가전제품과 자동차의 내수시장 공략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방어력은 어느 정도인가.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자금 지원조건으로 오는 6월30일 수입선 다변화제도가 전면 폐지됨에 따라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일본 기업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노출되는 16개 품목중 상당수의 가전제품과 자동차 등은 일본기업에 비해 기술 수준 등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고급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기호와 맞아떨어진다면 국내 기업들이 예상밖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국내 기술방식과 일본 방식이 전혀 다른 휴대용전화기와 다양한 차종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형식승인 과정을 거쳐야 하는 자동차 등은 당장 커다란 피해를 입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KOTRA 일본 무역관이 이번에 완전 해제되는 해당 품목들의 주요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파악한 내용을 통해 일본 기업들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전기밥통=일본의 양대 기업인 타이가마호빙사와 조지루시마호빙사 모두 한국시장 진출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에게 일제 전기밥통이 상당히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시장 정착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타이가마호빙사의 경우 수입선 다변화제도 폐지에 맞춰 수출촉진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 회사는 시장 진입초기 연간 수천대 정도의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시장이 성숙되기 시작하는 3년후에는 연간 수만대이상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코끼리밥통으로 알려진 조지루시마호빙사는 한국시장을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분류, 직판체제를 갖춰갈 방침이다. 이회사는 현재 한국기업과 기술제휴 방식으로 코끼리브랜드의 전기밥통을 공급하고 있으나 7월이후에는 완제품 수출을 통해 시장을 장악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미 한국내 전담 판매대리점을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컬러TV, VTR=샤프, 산요전기, 마쓰시다전기 등 주요 기업들은 와이드TV, 디지털방송용 TV 등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들을 주력 품목으로 삼아 한국시장에 진입한다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샤프의 경우 기존 합작법인인 샤프코리아를 최대한 활용하다는 방침아래 컬러TV와 VTR품목에 대한 수요조사를 진행중이다. 이 회사는 수입선다변화가 해제되어도 당장 수출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한국정부의 규제완화가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 본격적인 시장 진출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요전기는 현재 주요 가전제품에 대한 한국내 판매거점이 전무한 상태여서 조만간 연락사무소를 개설한후 시장조사가 완료되면 현지법인을 설립한다는 전략을 마련해 놓고 있다. 마쓰시타전기는 올해중에 한국의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 가전제품의 판매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 올해말 또는 내년초에 걸쳐 한국내 판매거점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 회사 역시 자사 브랜드의 한국내 인지도가 어느 정도 확보돼 있다는 판단아래 우선 파나소닉(PANASONIC)브랜드의 VTR로 시장 탐색에 나설 예정이다. ◆카메라=한국 카메라 시장은 중국이나 대만과 달리 저가제품보다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파악하고 있다. 캐논의 경우 현재 SK그룹과 판매대리점 계약을 맺어 한국시장에 진출해 있으나 시장 흐름에 따라 조만간 기술수준을 부각시켜 직접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니콘사 역시 고소득 수요자를 겨냥해 고급품 카메라 중심으로 제품 이미지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이 회사는 현재 아남인스트루먼트와 독점대리점 계약을 맺고 있어 당분간은 아남의 판매망에 의존해 한국시장을 공략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들 양사는 한국으로 불법 반입되는 제품이 워낙 많다는 점을 감안, 급격한 시장 신장율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 ◇자동차=한국의 자동차 내수시장에 대해 아직은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 수출창구인 도요타통상과 혼다기연공업 등의 경우 미국에서 제조한 일제 자동차의 소비자 수요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과 한국 시장 진입을 위한 다양한 모델 수출이 정부의 형식승인 절차 등으로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는 점 때문에 일단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하지만 한국의 경기회복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시장형성이 가능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중장기 전략 차원에서 접근하기 위해 심층적인 시장조사 등을 병행하고 있다. ◆기타=무선전화기 업체들의 경우 한국의 기술방식과 일본방식의 차이로 당장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한국시장의 중요도 등을 감안해 쿄세라사, 마쓰시다통신공업 등 일부 업체의 경우 일부 생산라인을 전환, CDMA방식의 휴대폰 제조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타이어, 공작기계, 굴삭기, 자동차부품 업체들 역시 한국시장에 대한 수요기반 추이를 살펴가며 직접 진출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기 기자 K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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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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