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그룹이 2년여 만에 대대적인 계열사 경영진단에 돌입했다.
이는 국내외의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비, 5년ㆍ10년 뒤 미래 사업 발굴 및 사업 구조조정 등의 능력을 점검하는 한편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각종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는 지 진단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일종의 `경영 컨설팅`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계열사 감사팀은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의 지원으로 최근 삼성전자의 디지털어플라이언스ㆍ디지털미디어 사업부, 삼성전기 등을 분석한데 이어 실적이 나쁜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상을 넓힐 방침이다. 지난 3월에는 삼성투신운용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바 있다.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인 경영진단에 나서기는 지난 2001년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국내외 경영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주5일제 근무제 실시, 노동계의 줄파업 사태 등으로 해이해진 임직원 기강을 바로 세우는 한편 비상 경영을 가속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경영진단은 자산ㆍ투자의 효율성 증대, 원가경쟁력 강화 등 계열사의 사업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맞췄다”며 “특히 부실 재고ㆍ채권 관리를 강화하는 등 향후 리스크 요인을 제거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과거처럼 비리를 캔 뒤 퇴사를 강요하거나 사업부를 없애는 명분으로 활용하지는 않는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은 최근 비용 절감을 위해 각 부서 회식을 1차로 제한하고 부장급의 골프를 자제토록 하는 한편 원가절감 등 경영혁신 활동을 강조하는 등 비상경영체제를 가속화하고 있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