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아름다운 도움

홍성균 신한카드 사장

일본인들의 눈시울을 적신 ‘우동 한 그릇’이라는 짧은 동화가 있다. 동화는 아버지가 큰 사고를 내고 돌아가는 바람에 빚을 갚기 위해 어머니는 회사를 다니고 큰 아들은 신문 배달, 동생은 식사 준비 등 살림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의 세 모자가 아주 추운 어느 섣달그믐날 북해정이라는 우동집에 들어가 머뭇머뭇하며 1인분을 주문하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주인 부부는 보통 때의 1인분보다 면을 많이 넣어 우동을 내고 2년 후 섣달그믐날에 그들의 사연을 알게 돼 감동을 받은 주인 부부는 이제는 오히려 그날만 되면 그들이 앉던 2번 테이블을 예약석이라 표시해놓고 그들을 기다리게 되었는데 그들은 그후로 한동안 북해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몇 년 후의 섣달그믐날 문이 열리면서 말쑥한 정장을 차려입은 청년 2명과 나이든 부인이 들어온다. 부인은 14년 전 주인 부부가 자신들을 따뜻하게 대해준 것에 용기를 얻어 열심히 노력한 결과 지금 큰 아들은 의사, 작은 아들은 은행원이 됐다고 감사하며 3인분의 우동을 주문한다. 한 사람의 작은 도움이라도 그 도움을 받는 사람에게는 커다란 용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는 글이다. 지난 6월23일에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가 진행하는 아가사랑후원회에 신한카드 고객이 신용카드로 결제하거나 자신의 적립 포인트로 기부할 수 있도록 하는 협약을 맺었다. 아가사랑후원회는 선천성 질병을 가지고 있는 기형아들을 돕기 위한 후원회로 영화배우 박중훈씨가 9년째 홍보대사로 이 모임을 돕고 있다. 모아진 후원금으로 저소득층의 정신지체아, 미숙아, 소아암 및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 불임가정의 치료지원 등에 도움을 주고 있는데 지금까지 총 33명에게 1억3,5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 얘기를 들으면서 ‘우동 한 그릇’이 생각났다. 우동집 주인의 아주 작은 정성이 세 모자에게 큰 용기를 불어넣어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 것이다. 이제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까지 우리 모두가 북해정의 주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기업은 이익을 내기 위한 경제 주체에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해주는 ‘기업 시민 정신’을 발휘해야 하는 때인 것이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이 한 사람이 하나의 선(善)을 행하고 한 기업이 하나의 선을 행하면 우리 사회가 더욱 아름답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만사무여 위선락(萬事無如 爲善樂)이라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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