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법정관리 기각」 동서·고려증 어디로 가나

◎제3자 매각 등 노력중/아직 ‘파산’ 단정 일러/국내외 금융기관과 사측,접촉시도/채권단측 손실 우려 「채무유예」 가능성도법원이 동서, 고려증권에 대한 법정관리 신청을 기각한 것은 금융기관이라도 회생 불가능한 기업은 갱생의 기회를 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동서, 고려증권이 선택해야할 길은 ▲파산 ▲제3자 매각 ▲채권단 채무유예조치후 자체 회생 노력 등이 남아있다. 동서, 고려증권은 현재로서는 법원의 이번 법정관리 기각 판정으로 파산의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으나 현재 동서, 고려증권 측이 제3자 매각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과 인수 가능성을 타진하는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이들 증권사와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져 완전히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 채권단 역시 이들 증권사가 파산절차를 밟게 된다면 손실 규모가 막대할 것이라는 점을 십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격적인 채무유예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동서, 고려증권의 법정관리 신청이 기각됐으나 이들 증권사에 계좌를 갖고 있는 투자자들은 예탁자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증권사의 예탁자자산은 투자자보호기금의 변제대상에 해당해 정부로부터 전액을 상환받을 수 있도록 보장돼 있다. 고려증권은 오는 98년 1월5일까지, 동서증권은 1월15일까지 영업정지 상태이나 이 기간이 지나도 고객들의 예탁자산 인출업무가 진행된다. 증권감독원 관계자는 『고객 예탁금 인출업무가 일정 수준이상 완료될 때까지 영업정지 기간을 연장시킬 방침』이라며 『동서, 고려증권이 파산절차를 밟는다 해도 법원의 파산관재인이 예탁자산 인출업무를 대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출대상인 고객예탁금은 고려증권이 1천8백억원, 동서증권이 4천2백억원이다. 고려증권은 이미 고객예탁금 지급을 진행하고 있으며 동서증권 역시 26일자로 고객예탁금 인출을 신청받고 있어 예탁금 지급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들 증권사가 예탁금 인출에 필요한 자금이 고갈되면 곧바로 증권투자가보호기금과 정부의 예금보호공사(법안 개정후 통합예금보험기구)로부터 부족자금 전액을 지원받아 고객에게 돌려주게 된다. 이와 관련, 투자자보호기금은 조성자금 1천44억원을 고려증권에 전액 지원했으며 추가 조성한 8백85억원은 동서증권에 지원할 방침이다. 다만 고객예탁자산중 채권형 증권저축의 경우 다소 문제를 안고 있다. 채권형 증권저축은 대부분이 해당 증권사가 보유중인 채권상품중 국공채 및 보증사채를 선택 매입, 관리해왔다. 하지만 채권을 발행한 기업들중 부도로 쓰러진 기업들이 상당수 있는 데다 보증기관 마저 부실화됐으며 채권가격도 급락, 투자자들이 채권형 증권저축을 여타 증권사로 이관시킨 후 중도해지를 요구할 경우 피해액에 대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김형기 기자>

관련기사



김형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