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대한종금 예금대지급 보류] 예금주 속탄다

「내 돈 돌려주오.」지난 4월 영업정지를 당한 대한종금 예금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 당국이 이 회사에 대한 자산실사를 마치고도 예금 대지급을 고의로 미루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말썽을 빚고 있다. 24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지난주 대한종금의 자산 및 부채실사를 마무리 짓고 예금 대지급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금융감독위원회의 반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금감위는 이 회사를 정리하기보다는 제3자 인수추진 쪽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수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대한종금에 돈을 묶인 고객들의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금융기관이 예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면 예금보험공사가 대신 내주게 되는데, 현행 규정상 지난해 7월31일 이후 2,000만원 이상을 대한종금에 맡긴 사람은 한푼의 이자도 받지 못하게 돼 대지급이 늦어질수록 손해가 늘어난다. 예금공사 관계자는 『자산실사가 마무리된 만큼, 예금을 대지급하려 했으나 금감위측에서 「미뤄달라」고 요청해오는 바람에 보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예금공사는 대한종금 영업정지의 파장이 다른 금융권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는 한편 퇴출 금융기관 정리로 조달한 자금을 이번 예금 미지급 사태 해결에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대지급을 추진했었다. 금감위가 예금 대지급 보류를 요구한 배경은 『인수자가 나올 수도 있으니 기다려보자』는 것. 대한종금 증자에 참여했던 정체불명의 외국계 회사와 얘기가 오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이 회사가 대한종금을 인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금융권의 전망. 오히려 대한종금 옛 경영진을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종금에 2억원 가량을 가지고 있다는 A씨는 『부실 금융기관에 돈을 맡겼던 고객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정부의 판단 잘못으로 고객의 손실이 늘어난다면, 뜻을 함께 하는 예금주들과 함께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복 기자 SBH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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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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