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대출 「몸사리기」 한계기업 ‘잔인한 5월’

◎내달 자금한파설 왜 나오나/전체 시중유동성은 풍부/부익부 빈익빈현상 심화 예상/일부선 총체적 난국 점치기도5월은 기업들에 「자금보릿고개」가 될 것인가. 잇단 대형부도와 진로그룹의 부도위기로 금융기관들이 자금운용의 최우선기준을 안정성에 두면서 5월 자금사정은 「풍요속의 빈곤」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내달중 전체 시중 자금사정은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게 금융계 주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어차피 대형부도가 연쇄적으로 터진 마당에 통화당국이 긴축기조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고 경기침체와 재고감소로 기업의 자금수요도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콜금리나 회사채수익률 등 제도권 시중자금지표는 현 수준에서 크게 오르지 않고 오히려 다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자금악화설에 시달리는 일부 대기업들과 만성적인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들에는 5월이 「잔인한 달」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보와 삼미부도, 그리고 진로그룹의 부도위기로 거의 만신창이가 된 금융기관들이 기업대출에 극심한 몸사리기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자금사정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채시장에서 이같은 우려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올들어 부도를 낸 한보와 삼미, 그리고 부도위기에 놓인 진로그룹이 발행한 어음은 이미 지난해부터 사채시장에서는 취급기피어음으로 지목된 바 있다. 이같은 사채시장에서의 취급기피어음은 부도징후기업을 파악하기 위한 선행지표의 성격을 지니는 것으로까지 평가되고 있다. 최근들어 사채시장에서는 이같은 취급기피어음이 크게 늘면서 이들 기업들이 결국 부도에까지 이르는게 아니냐는 성급한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한 사채업자는 『부도방지협약이 만들어짐에 따라 제도권 금융기관들이 신규대출을 꺼림은 물론 기존의 대출금회수에 혈안이 된 마당에 그동안 자금사정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떼일 줄 알면서 돈을 빌려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고 반문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자금이 어려운 한계기업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자금사정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는 비관적인 시각도 있다. 종금사 관계자는 『통상 4월에는 3∼4조원에 달하는 부가가치세 납부용 자금수요로 자금사정이 어려운 계절적 요인이 있었으나 올해의 경우에는 이례적으로 자금사정이 좋았다』며 『4월의 자금악화요인이 5월로 이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금융계 주변의 일반적인 관측은 전반적으로 자금시장에 유동성은 풍부한 가운데 한계기업들은 자금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자금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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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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