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증권 인수는 재벌적 행태"

코헨 제일은행장, 국내銀 경쟁적 외형확장 강력비판

로버트 코헨 제일은행장은 3일 국내 시중은행들의 증권사 및 투신사 인수 움직임에 대해 “한국 특유의 재벌적 사고에서 비롯된 잘못된 경영행태”라고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코헨 행장은 특히 “은행이 제공할 수 있는 최선의 서비스는 여러 금융기관들로부터 최고의 상품을 가져와 고객들에게 권해주는 것”이라며 “은행들이 증권사부터 투신사까지 모두 경영할 경우 고객들에 전달해줄 수 있는 서비스가 그만큼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코헨 행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한투ㆍ대투ㆍLG투자증권 인수전에 국민ㆍ우리ㆍ하나은행 등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국내 은행들의 경쟁적인 외양확대 움직임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으로 분석된다. 코헨 행장은 그 동안 “은행이 가장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투신ㆍ증권이 아닌 카드업”이라며 “카드사가 매물로 나올 경우 언제든지 투자할 마음이 있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또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에 대해서도 “씨티은행이 전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간접투자상품 판매에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 이외의 다른 점에서는 특별히 강점이 없다”며 “새롭게 개척하고 있는 프라이빗뱅킹(PB) 시장에서도 씨티은행이 무서운 경쟁자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제일은행의 경우 서울 강남과 강북에 2곳의 PB센터를 개설하면서 14명의 PB컨설턴트를 채용했지만 ‘씨티’ 출신은 한 명도 뽑지 않았다. 반면 다른 시중은행들의 경우 PB센터의 주축을 대부분 씨티은행 출신들에게 맡기고 있다. 한편 코헨 행장은 최근 제일은행의 지주회사인 KFB케이만홀딩스의 채권발행과 투자원금 회수 의혹과 관련, “아직 채권을 발행할지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며 “주주가 하고 있는 일이라서 은행 쪽에서는 전혀 알 수 없다”고 언급을 회피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