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SC 프리미엄 10억달러 손실 처리

SC그룹 한국 금융산업 부정평가<br>피터 샌드 CEO "구조조정 추진"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6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한국에서 올해 상반기에 세전 손실액 8억6,100만달러(9,618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 SC그룹 전체의 세전 순이익은 33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나 줄어들었다. 한국SC가 SC그룹 전체의 실적 하락을 주도했다는 얘기다.

그런데 지난해 국내에서만 4,51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한국SC가 6개월 만에 1조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은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 실상은 이렇다.


SC그룹이 발표한 한국SC의 손실은 실제 영업 성적이 아니다. 오는 14일 실적 발표를 앞둔 한국SC의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소폭 하락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금융시장의 전망이다.

한국SC의 대규모 손실은 SC그룹이 한국에서만 10억달러를 손실 처리하면서 발생하게 됐다.


SC그룹은 2005년 제일은행을 3조4,000억원에 인수하면서 회계상 프리미엄(영업권)으로 18억달러를 계상했다. 하지만 이번에 프리미엄 중 10억달러를 상각(write-down) 처리하면서 한국SC에 손실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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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SC의 한 관계자는 "그룹에서 영업권을 매년 재평가하는데 한국SC의 경우 2005년 인수 당시와 비교해 현재 국내 금융산업의 여건을 부정적으로 평가해 손실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국내 금융사들이 각종 규제와 경기 침체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반영됐다는 의미다.

피터 샌드 SC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한국 시장이 가장 어렵다"면서도 "한국에서 계속 영업을 유지해갈 것"이라 말했다. 샌드 CEO는 그러나 "한국 비즈니스에 대해 비용 절감 등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한국SC는 최근 비핵심 계열사인 SC저축은행과 캐피탈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SC그룹이 영업 효율 제고를 위해 한국에서 점포 축소 및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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