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위안화를 비롯한 신흥개발도상국가들의 통화를 IMF 특별인출권(SDR) 구성통화 바스켓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앞서 1월 미ㆍ중 정상회담에서도 미국은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놓아 올해 주요20개국(G20) 의장국인 프랑스가 주장하는 기축통화 재편 논의가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IMF 본부에서 가진 연설에서 “위안화 같은 개도국들의 통화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며 “글로벌 금융시스템 안정에 도움을 위해 이들 통화를 SDR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새로운 통화의 편입은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 실제 편입까지는 단시일 내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의 라엘 브레이너드 국제담당 국장도 이날 워싱턴의 미ㆍ중 비즈니스 위원회가 주최한 모임에서 “위안화의 자유화에 진전이 이뤄진다면 SDR에 편입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8~1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이 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SDR은 IMF 회원국들이 무담보로 국제 유동성을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현재 SDR은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등 4개 통화로 구성돼 있다.
IMF는 지난해 11월 중순 무역량을 기초로 SDR의 통화구성을 변경해 중국 위안화를 SDR 바스켓에 편입해야 한다는 일각의 요구에 대해 “위안화가 SDR 구성통화가 될 만큼 자유롭게 통용되는 통화가 아니다”라는 이유를 들어 거부해 왔다. 칸 총재의 이번 발언은 IMF의 정책 변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