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선후보들 정부비대화 경쟁 우려된다

유력 대선주자들의 공약을 보면 누가 집권하든 '큰 정부'로 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저마다 복지 확대와 경제민주화 정책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어 정부조직 확대가 불가피하게 돼 있다. 정부의 강력한 시장개입은 중앙정부를 포함한 공공 부문의 비대화로 이어지는 법이다. 아직까지 각 후보의 종합적인 정부조직 개편안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여러 부처와 위원회 신설 구상이 산발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경제ㆍ사회적 여건 변화에 정부조직도 필요하면 개편돼야 한다. 국가지도자의 국정철학을 반영하기 위해 절실한 조직 신설은 국민적으로 성원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정부조직 개편이 선거 득표 전략의 제물로 활용되는 것이 문제다. 이번 경우에도 중소기업부 신설은 경제민주화에 편승해 중소기업인의 표심을 겨냥한 것이고 해양수산부 부활은 부산 지역 민심을 얻기 위한 선심성 측면이 보인다.


어떤 경우에도 정부조직을 확대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정부조직이 커지면 예산과 인력이 더 필요하고 결국 국민의 세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선심성 복지재정이 늘어날 판에 정부조직의 경직성 경비까지 늘어나면 최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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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개편은 중구난방 식으로 접근하기보다는 큰 방향부터 국민에게 제시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대(大)부처냐, 독임(獨任)부처 시스템이냐를 먼저 정해야 한다. 또 어떤 시스템에서도 정부 총량 인력과 비용의 상한선을 미리 밝히는 원칙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 독임 시스템은 나름 장점도 없지 않지만 정책기능이 부처별로 뿔뿔이 흩어지면 종합적인 정책 추진이 어렵게 된다. 부처이기주의로 정책조율도 쉽지 않다. 공무원 수만 늘려 쓸데없는 규제만 양산할 우려 또한 크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미래기획부 같은 부처 신설은 국정비전을 실현시킬 참신한 구상으로도 보이지만 다른 부처와의 기능 중복과 정책 충돌을 야기할 수 있어 5년 한시 조직이 될 수 있다.

정부의 성공은 공무원 머릿수의 문제가 아니라 자체 효율 및 민간과 유기적 호흡에 달려 있다. 정부조직과 인력을 늘린다고 생산성이 오르는 게 아니다. 참여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큰 18부4처16청이었지만 우수한 정부로 평가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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