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탈레반 聖戰선언

"인접국 美지원시 보복" 최고지도자 오마르성명미국 상원이 테러범들을 응징하는 데 필요한 무력사용을 만장일치로 승인, 미국의 보복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은 14일 미국이 공격을 가해올 경우 결사적으로 맞서겠다고 다짐했다. 탈레반 최고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는 이날 라디오를 통해 발표한 대국민성명을 통해 "아프간이 이슬람 정권이라는 이유 때문에 미국이 공격의 구실을 찾고 있다"면서 아프간 국민들에게 미국이 공격해올 경우 아프간 국민들은 용기와 인내력ㆍ자존심을 갖고 성전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아프간 현지의 아랍인들이 수도 카불 은근의 한 지역으로 속속 집결하는 것이 목격되고 있다. 현지 주민들은 매일 다수의 아랍인들이 카불 외곽 60㎞ 지점에 있는 미산-에-로가르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곳에는 오사마 빈 라덴의 아랍인 추종자 400여명이 모여 살고 있다고 전했다. 오마르는 또 사우디 아라비아 출신의 반미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이 이번 동시다발 테러를 주도했을 가능성이 없다면서 그를 인도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오마르의 대변인 압둘 하이 무트마엔도 앞서 미국이 탈레반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해 아프간에 대한 공격 강도를 지난 98년 아프간 공습 때보다 더 높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아프간의 자위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보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은 또 파키스탄을 비롯한 인접국이 미국의 군사행동에 도움을 줄 경우 대규모 군사공격을 통해 보복하겠다고 15일 경고했다. 특히 파키스탄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쪽 국경을 봉쇄하고 영공통과를 허용해달라는 미국측 요구를 전폭 수용할 것으로 알려지자 탈레반 정권은 파키스탄이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영공통과를 허용하는 등의 협력조치를 취한다면 이를 전쟁과 동일한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이날 외무장관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어떤 인접국이든 미군에게 지상군 상륙기지나 영공을 내주는 나라가 있다면 우리 무자헤딘(전사)들에 의해 대규모 보복공격을 받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아프간의 모든 외국인들에 대한 출국 명령이 15일 내려졌다. 탈레반 정권 외무부의 한 관리는 이날 라디오를 통해 발표할 수 있도록 외국인 출국지시에 관한 성명이 발표됐으며 이미 많은 외국인들이 아프가니스탄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뉴스전문 채널 CNN이 카불에 더 머무를 수 있도록 비자 갱신을 신청했으나 승인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노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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