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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재평가 필요한 중국 부동산 시장

헤이든 브리스코 얼라이언스번스틴 아시아태평양 채권 담당 이사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는 오는 2020년 세계 초고층 빌딩 10개 중 6개가 중국에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상하이에 방문할 때마다 점점 높아지는 건물들을 보는 것이 익숙하면서도 매번 놀랍기도 하다.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만들고 있는 마천루들은 지난 10년간 중국 부동산 시장의 높은 성장에 따른 결과물일 것이다.


최근 중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이라 불리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붕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전국적으로 총 판매가 3조 위안에 그쳐 지난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주택가격은 8개월 연속 둔화세다. 중국의 부동산은 국민경제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붕괴는 중국 경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그러나 중국 부동산 시장의 펀더멘털은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것보다 튼튼하다.


중국 부동산의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내재적 평균 매도가격은 전국적으로 0.8% 하락하는 데 그쳤다. 비록 도시 및 프로젝트별로 판매량과 가격의 차이는 있었지만 베이징·상하이·광저우와 같은 1급 도시들의 경우 할인 판매된 부동산 수는 중국 전체 평균 판매가격에 영향을 미칠 만큼 많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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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의 문제로 꼽히는 주거용 부동산 과잉공급 문제는 국지적 현상으로 주로 저등급 지방도시들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수급을 조정할 수 있는 정도다. 일부 도시에서는 초과공급이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주택 업그레이드 수요와 도시화로 인해 2~3년 내에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유령 도시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상업용 부동산 섹터의 과잉공급 역시 일부 3급 도시에 국한돼 있으며 전체 부동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에 못 미쳐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또한 중국 부동산 개발업자의 70%가 넘는 주요 유동성 공급처가 자체자금과 고객 예탁금인 만큼 은행 유동성 문제에 있어서도 중국 부동산의 위험은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다.

은행의 관점에서도 지난 몇 년간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부동산 및 건설 부문 대출이 12% 정도에 불과해 2008년과 2012년 부동산 가격 하락에도 부실 대출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근래 부동산 부문의 둔화 원인으로는 중국의 신용축소와 전반적인 경제 둔화, 2012년에 억제된 수요로 인해 매우 높은 판매율을 보였던 2013년의 기저효과를 들 수 있다. 이는 모두 국가정책에서 비롯됐다. 결국 중국 부동산 시장 문제는 공급과 수요가 아닌 정책적 문제다. 안정적 정책과 신용환경이 확실시된다면 중국의 부동산 둔화는 중기적으로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현재 중국 정부는 규제완화 등 부동산 경기 둔화를 돌파하기 위한 조치를 실행하고 있다. 이를 시장 개혁의 기회로 사용한다면 중국 부동산 시장의 견조한 성장을 위한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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