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소비심리 주춤..고소득층 뚜렷한 하강

통계청이 6일 발표한 `3월 소비자전망조사결과'는 소비심리가 주춤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6개월 후의 경기.생활형편.소비지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보여주는 소비자기대지수가 2개월째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고소득층의 기대지수는 부동산정책, 주가하락 등으로 빠르게 내려가는 모습이다. 그러나 아직은 전반적으로 소비심리가 꺾였다고 속단할 수 없다. 기대지수가 여전히 기준치인 100을 웃돌고 있는데다 주식시장이 다시 상승을 시도하는 등 경제환경이 그렇게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 소비자기대지수 2개월째 하락 지난 3월의 소비자기대지수는 103.4로 전월의 103.8보다 0.4포인트 떨어짐으로써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는 점이 이번 통계에서 주목됐다. 작년 7월 97.2에서 8월 96.7로 내려온 기대지수는 9월 99.1, 10월 100.0, 11월101.5, 12월 103.0, 올해 1월 104.5 등으로 5개월째 상승세를 보이다 2월에 하락세를 보였다. 따라서 3월의 기대지수가 다시 올라갈지, 아니면 내려갈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졌었는데, 지수는 결국 하강했다. 불규칙적인 요인을 제거한 소비자기대지수 계절조정치도 작년 12월 106.4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월 102.8, 2월 100.8, 3월 100.7로 3개월째 하락했다. 소비자기대지수를 구성하는 항목들도 지난 1월 정상을 밟고 내려오는 모습이다. 소비지출 기대지수는 지난 1월 108.1이었으나 2월 106.4에 이어 3월 105.8로 하강했고 경기 기대지수는 1월 103.8에서 2월 103.7, 3월 103.2로 떨어졌다. 정창호 통계청 통계분석과장은 "3월의 기대지수가 전월보다 낮지만 하락폭이 미미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면서 "기대지수가 100을 넘은 만큼 향후 경기상황을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보다 많은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소득계층별, 연령별 소비심리 달라 고소득자의 소비심리는 꺾이는 듯한 모습이다. 월평균 소득 400만원 이상 계층의 소비자기대지수는 1월에 111.6이었으나 2월 111.3, 3월 106.9로 성큼성큼 내려왔다. 고소득자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고소득자의 소비가 줄어들면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적지 않다. 그러나 300만∼399만원 계층은 107.5로 전월의 106.3에 비해 올라갔고 200만∼299만원은 105.2에서 104.5로 내려왔으며 100만∼199만원은 100.1에서 102.7로 상승하는 등 소득계층별로 움직임이 달랐다. 경제주체들 간의 엇갈림은 연령대별 기대지수에서도 나타났다. 20대 지수는 106.4로 전월의 111.1에 비해 내려왔고 50대와 60대 이상도 각각 100.8에서 99.2로 하락했으나 30대와 40대는 각각 0.2포인트, 0.8포인트 올라간 108.0과 103.7을 나타냈다. ◇ 전문가들 "소비경기 조정 가능성"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경기 전환점에서 가장 먼저 움직이는 고소득층의 기대지수가 내려가는 등 기대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소비경기가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회복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고소득층은 부동산이나 주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경기 전환점에서는 먼저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고소득층의 경기기대지수가 내려갔다는 점에서 작년 하반기까지 빠르게 회복돼온 소비가 조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해서 소비가 다시 하락세로 꺾인다는 의미는 아니고 회복의 속도가 떨어진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고유선 연구위원은 "어느 정도 경기가 좋아지면 기대지수는 상승을 멈추고 평가지수가 오르는데 최근 소비자기대지수의 동향은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세에 안착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다만 고소득층의 소비심리가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최근 주가조정으로 악화되고 있는 점은 문제"라고 평가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거시경제팀장은 "연말에 과열됐던 소비심리가 2개월째 냉각되고 있지만 과거처럼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소비경기가 크게 올라가지 않은 상황인 만큼 통화정책 등의 속도를 잘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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