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보통신] `인터넷 무료시대' 활짝 열렸다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하는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PC통신 하이텔은 올 1월1일부터 인터넷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하이텔 이용자들은 그동안 분당 20원의 인터넷 이용요금을 따로 내야 했다. 이로써 국내 6개 PC통신중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넷츠고와 채널아이를 비롯해 유니텔, 하이텔 등 4개로 늘어났다. 나머지 천리안과 나우누리도 이 대열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나우누리의 이상돈이사는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회사의 기본 방침이며 현재 실시 시기와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하이텔의 성공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리안의 한 관계자도 『아직까지는 쓰는 만큼 요금을 내는 종량제가 회사 방침이지만 경쟁이 심해지면 인터넷 요금을 낮추거나 무료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인터넷 이용자중 기업에서 무료로 쓰는 회사원들과 PC통신 이용자가 대다수이므로 「인터넷=무료」라는 등식이 대세로 자리잡은 것이다. ◇인터넷 빅 뱅 일어나나 전문가들은 무료 인터넷이 「인터넷 빅 뱅」을 앞당기는 촉매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입자 1,500만명을 달성한 휴대폰 인구 폭발과 같은 현상이 인터넷에서도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보화의 핵심인 인터넷의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는 요인은 느린 통신속도, 한글 정보와 서비스 부족, 요금 등이다. 이중 통신속도 문제는 올해 두루넷과 하나로통신이 각각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국통신도 종합정보통신망(ISDN) 서비스를 2만원의 월정액제로 제공하기로 해 상당히 줄어들 전망이다. 요금 문제까지 이번에 해결될 경우 인터넷형 컨텐츠와 서비스만 제대로 갖춰지면 국내에서도 「인터넷 빅 뱅」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인터넷 상거래도 촉진될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아메리카온라인(AOL)이 인터넷 요금을 무료로 바꾸면서 컴퓨서브 등 경쟁 업체를 제치고 PC통신의 패권을 거머쥔 것은 물론 미국사회 에 인터넷 빅 뱅을 일으키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무료 인터넷에 문제도 많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하려면 PC통신 회사는 엄청난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계열사의 도움을 받거나 다른 요금을 올릴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하이텔도 인터넷을 무료로 바꾼 대신 이용 요금을 월 9,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리자 사용자들의 반발이 거센 실정이다. 그룹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나우누리나 천리안이 고민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이 문제 해결의 돌파구로 업계의 빅 딜 가능성도 점쳐진다. 인터넷을 무료로 바꿨다고 해서 바로 인터넷이 활성화될지도 의문이다. 95년부터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한 유니텔의 경우 9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동안 전체 PC통신 이용시간에서 인터넷 이용시간은 15~16% 수준으로 큰 증가가 없었다. 쓸만한 한글 정보가 부족해 인터넷에 들어가도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AOL은 인터넷을 무료로 바꾼 뒤 이용량이 폭증, 서비스 품질이 크게 떨어져 결국 이용자들에게 보상금을 물어주기도 했다. 가뜩이나 통신 품질이 떨어져 사용자들의 불평이 잦은 국내 PC통신이 인터넷을 무료로 바꾸면 과연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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