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日대지진 한달] <상> 산업 지도가 바뀐다

일본산 부품 바닥… 자동차 등 생산차질 장기화 우려 '한숨만'<br>■ 국내 산업계 현황<br>르노삼성 등 잔업 중단… 생산량 20% 줄이기도<br>반도체공장 증설 못하고 中企는 아예 가동 중단<br>일본行 승객·화물도 뚝… 철강·유화는 상대적 특수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국내 제조업체들의 생산차질은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데 있다. 자동차 및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일본 부품 및 원자재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데다 공급중단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자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10일 산업계에 따르면 자동차ㆍ항공ㆍ해운업계는 물론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일본 지진사태로 생산차질이나 매출감소 등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타격이 가장 큰 곳은 자동차 업계. 특히 일본 부품의 비중이 높은 르노삼성차ㆍ한국GM 등은 조업시간 조절을 통해 생산량을 감축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경우 지난달 2,000대의 생산차질을 빚은 데 이어 이달에도 주중잔업과 주말특근을 모두 중단하기로 해 20%의 생산량 감축을 결정했다. 지난달 말까지 잔업과 특근을 중단했던 한국GM은 이달 들어 차량인도 일정을 맞추기 위해 잔업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부품공급 부족을 우려, 주 단위로 생산량을 결정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자동차는 일본 부품 비중이 낮아 타격을 받지 않고 있지만 도료 등 일부 부품의 공급중단이 우려돼 대책마련에 나섰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일본 부품업체들의 조업재개 시점이 불투명한데다 새로운 협력업체에서 부품을 소싱하는 것 역시 만만찮아 2ㆍ4분기에 생산차질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ㆍLCD 등 전자업계는 재고물량이 아직까지 넉넉해 제품생산에는 어려움이 없지만 장기화될 경우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일본 지진의 여파로 반도체장비 조달이 전보다 원활하지 못해 공장증설 계획이 틀어지는 바람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일본에서 장비를 들여와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아서다. 중소 부품업체들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특히 일본 의존도가 높은 부품ㆍ소재기업들은 원자재 조달이나 판로가 막혀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항공업계는 일본 관광객 수요 감소로 노선 탑승률이 하락해 타격을 받았다. 실제 대한항공의 지난달 전체 일본노선 탑승률은 전년 대비 13%포인트 떨어졌다. 이달 1일부터 현재까지는 전년동기 대비 15%포인트 감소했다. 항공업계는 앞으로도 원전의 방사능 유출 우려로 일본 여객 수요가 당분간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해운업계에서는 특히 중소형 선사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센다이와 하치노헤 등 이번 지진의 직접적 영향으로 폐쇄된 일본 동북부 항만 해상물류 운송은 대형 선사보다 주로 중소형 선사들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 지진 이후 일부 업계의 '반사이익'도 계속되고 있다. 일본 철강업계의 생산량 축소가 불가피해지면서 포스코의 경우 100만톤 증산계획을 밝히는 등 생산량을 확대에 나섰다. 정유사들 역시 일본의 수입증가와 함께 수출시장 마진율이 높아지는 수혜를 보고 있으며 화학업계도 에틸렌 가격 상승 등으로 기대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 또 일본 지진피해 복구 및 구호활동과 관련된 아이템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도 일본특수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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