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이어 월셋값도 급락세
아파트·다세대등 거래없이 매물만 쌓여오피스텔은 분양가 이하 급매물 수두룩
매매ㆍ전세에 이어 월세가격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가을 이사철 수요와 신혼부부 수요가 맞물려 월세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려야 하지만 수요가 얼어붙은데다 공급과잉이 겹치면서 다세대ㆍ다가구는 물론 오피스텔과 아파트의 월세가격도 가파른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오피스텔을 분양받았던 투자자들은 수익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자 분양가 이하로 매물을 내놓고 있다.
◇비어 있는 다세대ㆍ다가구 수두룩=최근 월세가격 하락세는 다세대ㆍ다가구에서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
관악구 일대의 경우 다세대ㆍ다가구 중 비어 있는 곳이 수두룩하며 가격 역시 급락하고 있다. 실제 관악구 봉천동에 위치한 반지하 12평형(방 2개)의 경우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20만원선이었으나 현재 보증금 1,500만원에 월세 15만원선으로 떨어진 상태다. 그러나 이마저 찾는 사람이 없다 .
고양시 탄현동 일대 다가구ㆍ다세대는 보증금받기도 힘들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8평형 원룸의 경우 예전에는 보증금이 최하 500만원선(월세 15만~20만원)이었지만 최근에는 100만~200만원(월세 25만원선)으로 내렸다. 제일공인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월세를 찾는 사람들은 무(無) 보증금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오피스텔도 상황은 마찬가지. 일산 백석동 일대 오피스텔은 월세가격 하락으로 수익률이 떨어지자 분양가보다 500만~2,000만원 싸게 나온 매물이 쌓이고 있다. 장항동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월세가격이 낮게 형성되자 대출이자를 주고 나면 남는 게 없다며 처분하려는 집 주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월세가격도 하락=소평 아파트가 몰려 있는 상계동 노원역 인근 단지의 경우 이맘때쯤이면 신혼부부 수요로 월세 아파트가 부족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노원구 상계동 부동산세상의 김미순 사장은 “예년 같으면 월세 물건을 찾기 힘든 때”라며 “그러나 올해는 상반기부터 쌓여 있던 매물이 빠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월세가격도 크게 떨어졌다. 상계 주공 6단지 20평형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0만원은 족히 넘었으나 최근에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으로 떨어졌다.
강남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수요자가 많은 관악구 일대도 사정은 마찬가지. 봉천동 대지부동산의 박복채 사장은 “지난해에는 하루 평균 1건 정도 전월세 계약서를 썼다”며 “하지만 이번 달에는 아직 한건도 거래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산ㆍ분당 등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역시 전세가격 하락에 따라 월세가격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전세시장 위축이 월세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다세대ㆍ다가구ㆍ오피스텔ㆍ아파트 등 모든 상품의 임대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hasim@sed.co.kr
입력시간 : 2004-08-30 16: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