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골프와 사람] "선수 후원 효과 많이 봤죠"

박노석과 2년 계약한 김수지 대화제약 회장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골프 선수 후원 효과가 이렇게 좋을 줄 몰랐습니다.” 지난 5월 박노석 프로와 2년 계약을 체결했던 김수지(61ㆍ사진) 대화제약 회장은 제약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골프 선수 후원에 나섰던 데 크게 만족하고 있었다. 김 회장은 “무엇보다 박 프로가 좋은 성적을 내 준 덕분”이라고 전제한 뒤 “처음 만난 사람들이라도 골프 이야기를 하면 금방 친숙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고 특히 ‘박노석 프로는 아는데 대화제약은 왜 모르냐’며 자연스럽게 회사 소개를 할 수 있었다”고 만족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한 달이면 평균 7~8번, 많으면 10번씩 지방 곳곳의 의사들을 대상으로 기업 및 제품 설명회를 나가는 김 회장에게 ‘그런 회사도 있냐’는 반응이 사라지고 ‘박노석 프로 모자에 쓰여 있던 그 회사’라고 고개 끄덕여주는 것이 큰 힘이 됐던 것. 김 회장은 “특히 지난 9월 박 프로가 대회에서 우승한 뒤에는 ‘대화제약’ 로고를 봤다는 사람들이 많아져 설명하는 목소리에 저절로 힘이 실렸다”며 즐거워했다. 그는 “대화제약이 외부 감사를 맡기고 있는 한 회계법인 관계자가 박 프로 후원을 추천해서 인연을 맺게 됐다”고 했다. “선수가 착실했고 특히 우리 회사의 작은 규모로도 감당할만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한번 보고 그날로 결정했다”는 김 회장. 그는 “20~30억 원쯤 들었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던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선수들의 몸값이 지나치게 부풀려지는 것은 선수나 기업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역설했다. 일부 기업에서 계약금을 실제보다 높여 발표하기도 하는 관행에 일침을 가한 것. 대화제약은 박노석 프로와 계약금과 연봉 각 1억 원씩에 용품지원 5,000만원, 상금의 30%로 정한 인센티브 등의 조건으로 2년간 계약을 체결했다. 김 회장은 “올해 박 프로 인센티브로만 7,200만원 정도 나갔다”며 “200여 제약업체 중 70위권에 머물고 있는 우리도 한다면서 더 큰 제약 업체의 오너들에게 골프 선수 후원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심을 가지고 보니 프로골퍼 중에 정말 힘든 사람들이 많더라”며 “매출이 늘면 소외 받던 남자 선수들을 중심으로 후원 선수를 늘릴 수도 있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지난 11월 회사 홈페이지를 개설하며 박노석 프로 코너를 넣는 등 신경을 쓰면서도 “선수에게 부담 줄까 싶어 전화도 자주 하지 않는다”는 김 회장은 “선수는 선수대로 또 후원사는 후원사대로 할 일을 하면 될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돈 빌리는 것이 주 업무였다”는 어려운 시절을 견디며 회사를 키워 “내 할 탓이다”라는 신념으로 솔선을 강조해 온 소박하지만 호방한 그의 성격이 한마디 한마디에 녹아나는 듯 했다. 한편 김 회장은 약사 출신으로 지난 73년 약품 무역업에 뛰어 들었다가 84년 대학동문인 김운장 현 사장과 함께 대화제약을 설립해 중견 기업으로 키웠다. 식당에서 종업원들에게는 후하게 팁을 주지만 자신은 전철로 집에 가기도 할 만큼 소탈한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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