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HSDPA 상용화 갈 길 멀다

APEC 시연서 ‘뛰어난 통신속도’ 입증 불구<BR>노트북 연결 안하면 자체기능 수행능력 없고<BR>응용프로그램 개발못해 휴대폰기능도 떨어져

부산 APEC IT전시회에서 선보인 HSDPA 휴대폰.

부산 APEC에서 SK텔레콤, KTF 등 이동통신업체들이 선보인 3.5세대 이동통신기술인 HSDPA가 단말기 문제 등으로 아직은 상용화하는데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산 APEC 정상회의에서 선보인 휴대폰 형태의 HSDPA 단말기는 휴대폰이라기 보다는 단지 휴대폰의 외형을 갖춘 무선 모뎀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됐다. SKT와 KTF는 이 단말기를 노트북에 연결해 무선으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실제로 KTF는 음악 포털 ‘도시락’에 연결해 빠른 속도로 MP3파일을 내려 받는 모습을 시연했고, SKT도 인기 게임 카트라이더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으로 보여 주었다. 적어도 속도 면에서는 최고의 성능을 보여준 셈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T, KTF 등이 이번 APEC에서 HSDPA용 휴대폰으로 소개한 단말기는 노트북에 연결되지 않으면 그 자체로는 아무런 기능을 수행할 수 없는 모뎀에 불과했다. 특히 이 단말기는 이미 완제품 형태로 선보인 휴대인터넷용 개인휴대단말기(PDA)나 휴대폰에 비해 외관도 투박해 그저 ‘시연을 위해 급조된 제품’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통신업계의 한 전문가는 “HSDPA 기술이 이동통신 기술이다 보니 휴대폰으로 기술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완성된 휴대폰이 없어 휴대폰 형태의 모뎀을 달고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폰으로 HSDPA 기술을 시연하지 못한 또 다른 이유는 단말기 문제도 있지만 휴대폰에 맞는 응용프로그램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휴대폰이나 PDA와 같이 작은 창으로 빠른 속도의 인터넷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전용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프로그램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한 탓에 노트북에 연결한 방식으로 인터넷에 접속했다는 설명이다. 와이브로가 이번 APEC 시범 서비스를 위해 PDA에서도 주문형 비디오나 화상통화가 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한 데 비해 HSDPA는 여기에 대한 준비가 부족해 노트북에 연결해 쓸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응용프로그램이 없는 HSDPA는 초고속 인터넷망을 통해 PC통신을 하는 격”이라면서 “고화질 주문형비디오 서비스 등 속도와 품질이 결합된 서비스를 만들어야 시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T의 관계자는 “APEC IT전시회에 맞춰 무리하게 휴대폰 형태의 서비스를 보여주려다 보니 무리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내년 상용화 시점까지는 단말기와 응용 프로그램, 전용 인터넷 사이트 등에 대해 완벽한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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