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盧대통령 탄핵가결] 우리당 ‘애국가’ 부르며 통곡

박관용 국회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한 가운데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를 열어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무기명 비밀투표로 전격 부쳐, 195표중 가 193표, 부 2표로 탄핵안 가결을 선언하자 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일제히 환호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의장석 앞에 모여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리며 애국가를 부르는 등 탄핵안 가결에 항의하면서 국회 본회의장은 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탄핵안 가결을 선언한 박관용 의장 등을 향해 명패와 서류뭉치 등을 집어던졌으며 열린우리당 한 당직자는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를 향해서 플라스틱 생수병을 던지기도 했다. 0...이에 앞서 박 의장은 이날 오전 11시 5분께 경위들을 대동하고 본회의장에 입장, 경위들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본회의장 밖으로 끌어냈다. 박 의장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향해 “계속해서 난동을 피우면 퇴장을 명하겠다”고 언급한 뒤 그래도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다시 경고한다. 의장이 경위권을 발동하지 않도록 해달라”며 원만한 의사진행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오전 11시 21분께 박 의장은 “탄핵소추안을 상정한다”며 의사봉을 3차례 두드렸고 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0...박관용 의장은 당초 조순형 대표가 발표키로 했던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을 “유인물로 대체한다”면서 곧바로 무기명 투표를 선언했다. 박 의장은 김학송, 서병수, 안택수 의원 등을 감표요원으로 지명하고 의사국장의 투표방식 설명을 진행토록 해 투표를 강행, 오전 11시50분께 투표 종료와 개표를 선언했다. 본회의장에 남아 있는 김근태 원내대표 등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국회해산`을 주장하며 표결중단을 요구하자 박 의장은 “의장은 의원들 다수의 의견을 투표에 반영토록 하는 게 임무”라며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자제를 당부했다. 0...정동영 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내내 오열하거나 `기표를 중단하라` `쿠데타를 중단하라` 등 구호를 외치는 등 격렬하게 항의했으나 투표 자체를 막지는 않았다. 본회의장 밖으로 밀려나간 유시민 천정배 송영길 의원 등은 당 사무처 당직자들의 지원을 받아 본회의장 재진입을 시도했으나, 국회 경위들과 민주당 사무처 당직자들이 가로막아 격한 몸싸움을 벌였다. 0...개표작업이 마무리될 즈음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은 머리 위로 크게 원을 그려보이며 가결 가능성이 높음을 의석에 앉아 있는 동료 의원들에게 전했다. 박 의장은 “투표결과를 발표하겠다”면서 “195표중 가 193표, 부 2표로 헌법 제65조에 의해 탄핵안이 가결됐음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오전 11시56분께 산회를 선포한 뒤 국회 경위들에 경호를 받으며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0...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본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자리에서 당장 의원직 사퇴서를 작성하자”고 주장했다. 김영춘 의원은 “나는 오늘부터 이 더러운 국회의원직 배지를 떼겠다”며 “당장 의원직 총사퇴를 하고 이 자리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하자”고 말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혐의로 구속중인 정대철, 이상수,송영진 의원과 와병중인 이원성 의원을 제외한 의원 42명은 즉석에서 사퇴서를 작성해 국회의장석앞에 제출했다. 의원들은 사퇴서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이 신3당 야합을 통해 합법을 가장한 채 3.12 의회 쿠데타로 헌정을 유린한 범죄행위를 했다”면서 “이같은 만행을저지른 국회에 더이상 몸담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0...이에 앞서 한나라당 김무성, 윤두환 의원과 민주당 이윤수, 김경재 의원 등 10여명은 이날 오전 3시50분께 본회의장에 전격 진입, 열린우리당 의원들간에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의장석 주변과 의원석에서 모포 등을 깔고 잠을 자고 있던 우리당 의원 20여명은 급히 잠에서 깨 야당 의원들을 육탄으로 저지했다. 운동복 차림으로 의석에서 자고 있던 정동영 의장도 의장석에 뛰어들어 야당의원들의 의장석 점거를 막았다. 여야 의원들은 서로 허리를 붙잡고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김희선 의원은 “이러지 마세요. 같이 삽시다”라며 울부짖기도 했다. <김민열기자 my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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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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