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DVD프레싱업계, 불법복제ㆍ유통 ‘몸살’

DVD 프레싱 업체들이 인터넷을 통한 DVD 불법 복제 및 유통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개인서버, 공유사이트 등 인터넷을 통해 영화파일이 급속히 유포되면서 시중 DVD중 절반 정도가 불법 복제돼 유통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MP3파일로 인해 수년간 침체기를 맞고 있는 음반업계의 악몽이 영화업계에도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각 업체들은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지난해 혹은 최근 생산설비를 크게 확충했고, 최근 단가하락까지 겹쳐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업계의 수익성악화가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불법복제에 대한 뚜렷한 대비책이 없고, 일부 업체는 문제의 심각성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문정보는 지난해 100% 에 가까웠던 가동률이 올들어 80% 정도로 떨어졌고, 5월까지 당초 실적계획의 70% 가량 달성에 그쳤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할 전망이지만 영업이익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이해곤 선임연구원은 “현재 정품 DVD타이틀 중 80%가량이 불법 복제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를 완벽히 막을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은 없다”며 “최근 들어 인터넷, 재래유통망 등을 통해 DVD불법유통이 급격히 증가해 거의 CD불법복제 수준과 맞먹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문정보는 최근 들어 내수시장을 벗어나 마진이 높고 불법유통이 상대적으로 적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케이디미디어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이 회사는 지난해 100% 이상을 기록했던 가동률이 올 들어 80% 이하로 떨어졌고, 최근 2달 동안 DVD프레싱부문에선 적자를 면치 못했다. 특히 경기도 파주에 대규모 DVD생산기지를 설립 중이어서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수익성 악화는 필연적이라며 회사측은 걱정하고 있다. 한 회사관계자는 “소비자들이 DVD타이틀을 구입하는 이유는 음질과 화질이 뛰어나고, 소장가치가 있기 때문인데 현재 불법유통 제품들의 음질이나 화질이 정품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아 걱정”이라며 “국내 DVD시장이 채 꽃도 피기 전에 사그라질 위기에 처해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회사측은 최근 영화투자, 판권사업 등을 강화해 사업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반면, 국내 최대 DVD복제업체인 인포디스크는 불법복제가 아직까지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반응이다. 회사측은 “DVD 불법 복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면서 “최근 DVD 프레싱 업체들의 부진은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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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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