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수수료 산정 불합리"
韓銀 보고서, ATM등 원가의 최고 2,000배‥창구 송금등은 싼편
국내 은행의 수수료 산정이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0일 '은행 수수료 수익의 국제비교 및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자동화기기(ATM)ㆍ인터넷뱅킹ㆍ텔레뱅킹 이용시 부과하는 수수료가 업무 원가의 3배에서 20배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창구 송금과 자기앞수표 발행 등의 경우 수수료가 원가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등 수수료 산정의 합리성과 객관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반 고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자동화기기의 경우 업무원가가 290원인데 반해 수수료 금액은 1,200~2,500원에 달했다. 또 이용고객이 급증하고 있는 텔레뱅킹 역시 수수료(0~1,000원)가 업무원가(50원)에 비해 많게는 20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국내 은행의 수수료가 일본ㆍ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싼 편이지만 원가와 수수료 산정방식이 정교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취급원가가 높은 창구 서비스에서 전자금융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도록 창구 서비스와 전자금융 서비스 수수료를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보고서의 주장이다.
김창호 한국은행 은행연구팀 차장은 "국내 은행은 일괄적으로 수수료를 올리는 손쉬운 방법으로 취약한 수익구조를 해결하고 있다"며 "이보다는 다양한 금융서비스 개발로 수익구조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이와 함께 "이동통신 요금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수수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고객들에게 폭 넓은 기회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입력시간 : 2004-07-20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