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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고급 과일의 대표주자인 체리가 가파르게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여름 과일 부동의 1위로 자리 잡은 수박까지 넘볼 기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체리 수입량은 4,889톤을 기록해 전년 동기 3,049톤보다 60% 가까이 물량이 늘었다. 주요 수입국인 미국 북서부 지역의 체리 작황이 좋아 생산량이 20% 늘어난 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24%의 관세가 없어져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덕분이다.
체리의 인기는 이달 들어 더욱 상승세다. 이마트의 경우 7월 체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7.1% 늘어났고 롯데마트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99.9% 증가하며 수박에 이어 전체 과일 판매순위 2위를 차지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전체 과일 매출의 27.1%로 수박을 밀어내고 사상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체리는 수확 시기가 짧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싸 대표적인 '부자 과일'로 불려 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올 상반기 수입산 체리를 구입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월 소득 500만원 이상인 가구가 34.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소득이 200만원 이하인 가구는 5.7%에 그쳤다. 소득이 높을수록 체리 구매도 많다는 얘기다.
체리가 인기를 끄는 데는 가격이 저렴해진 데다 먹기에도 편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체리 1상자(5㎏)의 평균 도매가격은 4만8,20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만2,316원보다 22.6%가 하락했다. 수박이나 포도와 달리 껍질을 따로 버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 여성들이 선호한다는 것도 체리의 인기 비결이다.
신경환 롯데마트 수입과일팀장은 "고급 과일로 불렸던 체리의 생산량이 늘고 가격까지 내려가면서 체리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2000년대 초반 200톤에 불과했던 체리 수입량 역시 지난해 9,000톤에서 올해 1만톤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