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요초대석] 박승 한국은행 총재

"성장률 관계없이 한국경제 미래 밝아" >>관련기사 복잡한 경제현상 단순화능력 탁월 한국은행이 박승 총재 취임 이후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리결정에 있어서 독자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물론 경기진단에 있어서도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경기동향에 대해서는 한발 앞서 상황을 전달함으로써 각 경제주체에 대응토록 예고하고 있다. 박 총재가 취임후 우리 경제의 1ㆍ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높아 '금리인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한 대목이나, 올해는 6~7%에 이를 것이라는 매우 낙관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는 것이 그렇다. 그래서 서울경제는 시장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금리나 환율보다는 과연 한국경제의 체력이 튼실해졌는지를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이에 대해 박 총재는 "한국경제는 단기적인 경기순환 측면에서는 불황에서 호황으로, 장기적인 발전론적 관점에서는 후진적 성장에서 선진적 성장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성장률 수준에 관계없이 한국경제의 미래는 아주 밝다"고 진단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 경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IMF 외환위기 후 착실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체질이 강화됐고 내수기반도 크게 확충됐다는 것이 낙관론의 배경이다. 그래서 박 총재는 전세계 국가 중 한국이 가장 역동적이고 모범적이라고 평가했다. -총재님께서는 취임 후 계속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과연 우리 경제가 IMF를 거치면서 군살을 제거하고 튼튼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 제 전공이 경제발전사입니다. 과거 40년을 놓고 볼 때 우리 경제는 이제 세계 200여개국 가운데 아주 좋은 작품이자 가장 역동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IMF 위기 후 4년간의 기간은 한국의 역동적 발전을 촉진하는 자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10년간 개방화 및 정보기술(IT)혁명 속에 최대의 수혜자는 미국, 최대의 피해자는 아시아, 그 중간은 유럽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대륙간의 경제력이 평준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10년간의 장기호황에 따른 거품이 꺼지면서 하향조정에 접어들었고, 일본은 여전히 불황터널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중국이 우리와 같이 고도성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기업 및 금융부실로 큰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과 금융부문의 부실을 제거했고 여기에 IT부문이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성장률에 관계없이 한국경제의 전망은 아주 밝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는 여전히 높습니다. 대외 경제여건이 그리 좋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독자적인 생존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십니까. ▲ 우리는 지난 4년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상당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임금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금리는 크게 떨어졌습니다. 과거 저임금이 기업을 뒷받침했다면 이제는 저금리가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 스스로 재무구조 개선과 고용조정을 통해 경영을 합리화하면서 경쟁력을 크게 강화했습니다. 현재 미국 및 일본경제가 조정국면에 있어 수출이 제약을 받는 것은 사실이나 우리는 일본과 중동을 제외한 전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무역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일본과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고 있는 단계입니다. 따라서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우리는 독감을 앓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한국경제는 충분한 독자적 성장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봅니다. -구조조정과정을 거치면서 산업공동화나 실업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 그렇습니다. 따라서 노동집약형 산업의 인력을 첨단산업으로 재배치하는 것이 우리 경제의 핵심과제입니다. 이제는 물류ㆍ금융ㆍ문화 등 고급서비스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할 때입니다 이렇게 노동집약형에서 기술집약형으로 산업구조가 바뀌는 과정에서 고용감소 및 이동은 불가피한 현상입니다. 따라서 이런 경제발전과정에서 실업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이제 실업과 더불어 살아야 합니다. 정부가 생산성이 낮은 산업의 인력을 생산성이 높은 산업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장률도 적정 수준이 있는 것처럼 금리도 적정 수준이 있다고 봅니다. 최근처럼 금리가 낮으면 저축률이 낮아지면서 성장에도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 ▲ 100만원을 은행예금, 부동산, 주식 등에 투자할 때 균형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이런 균형이 깨지면 돈은 수익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흘러갑니다. 국가 전체를 위해서는 은행 금리가 부동산 수익률보다 높아야 합니다. 그래야 산업자금이 공급될 수 있습니다. 지난달 콜금리를 올리면서 현재의 금리도 아주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어느 정도가 적정 금리수준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금리는 물가안정을 위한 방향으로 운용해 나갈 것입니다.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물가불안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 아직까지는 물가상승률이 3%내외 수준이어서 그리 우려할만한 것은 아닙니다. 단 세계경제가 전반적이 회복국면에 들어가면서 하반기, 나아가 내년에는 물가가 4%를 넘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 환율이 지나치게 빨리 떨어져 채산성 악화 및 수출경쟁력 약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 환율 하락은 대륙간의 경제력 격차가 해소되면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미국경제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반면 우리의 경제여건은 호전되면서 원화가치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다만 급격한 환율하락은 우리 경제에 여러 부작용을 갖고 오는 만큼 추가적인 급락세가 빚어질 경우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다. -일부에서는 10만원권 등 고액권 화폐를 발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에 대한 복안을 갖고 계시는지요. ▲ 보통 고액권이라고 하면 5만원권 이상을 말하는데 이 같은 고액권 발행문제와 함께 평가절하(denomination) 문제가 우리 경제를 위해 필요한 지 장기 과제로 검토하도록 실무진에 이미 지시한 바 있습니다. 대담 : 김희중 경제부장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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