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대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올해 3ㆍ4분기 가계신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내놓은 ‘3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역대 최고치인 892조5,000억원이다. 가계신용은 전분기보다 16조2,000억원 늘었지만 2ㆍ4분기 증가액(18조9,000억원)보다는 작았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카드사 및 할부금융사 외상판매)을 합한 수치다. 가계대출은 전분기보다 14조9,000억원 늘어난 840조9,000억원, 판매신용은 1조3,000억원 증가한 51조5,000억원이다.
가계대출 중 예금은행 대출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은 5조4,000억원씩 증가한 449조6,000억원, 179조원이다. 예금은행 대출 증가폭은 전분기(9조2,000억원)보다 크게 축소됐다. 그러나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 증가폭은 전분기(6조4,000억원)와 비슷했다.
예금취급기관 대출 중 비수도권 대출이 4조8,496억원 늘어 수도권 대출 증가액(5조9,71억원)에 버금갔다. 이는 지방 부동산 경기가 상대적으로 활성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타금융기관 대출은 4조2,000억원 늘어 212조3,000억원에 달했다. 전분기(2조2,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진 것이다. 특히 보험사 대출은 전분기에 5,000억원, 3분기에는 3조원이나 급증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영향으로 은행권 대출이 힘들어지자 보험 약관대출 등으로 수요자가 몰린 결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보험사 대출 증가액의 50%가량이 보험 약관대출이다. 생활비나 사업자금 등 용도로 빌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가계신용통계 개선에 따른 신계열 통계자료를 2002년 말까지 소급해 발표했다. 이 자료를 보면 2002년 말 가계신용은 464조6,693억원이다. 올해 3ㆍ4분기 말 가계신용이 892조5,000억원이라는 점에서 9년도 못돼 2배 수준으로 늘어난 셈이다.
한은은 가계신용 통계에 보험사, 증권사, 대부사업자 등의 가계대출이 제외된 관행을 개선해 올해 2ㆍ4분기부터 해당 항목을 포함한 신계열 통계자료를 발표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