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철강업계 적자생존 급류

불황·공급과잉 따른 수익악화로 잇단 파산죽음의 계곡에서 벗어나질 못했던 세계 철강업계가 바야흐로 '적자생존(適者生存)'의 길에 들어섰다. 세계적 동반 불황에다 전반적인 공급과잉의 이중고를 견디지 못한 철강업체들이 하나둘씩 시장에서 밀려나던지 생존을 위해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고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냉혹한 시장 원리에 따른 세계 철강업계의 재편이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파산과 실적악화의 세계 철강업계 미국 철강업체들이 무더기로 무너지고 있다. 베들레헴스틸에 이어 LTV마저도 파산신청을 요청함으로써 미국 철강업계는 빈사상태에 빠졌다. 미 행정부가 외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반덤핑 조치를 취하는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쳤지만 수익성 악화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세계적 철강전문연구기관인 월드스틸다이나믹스(WSD)의 전망은 더욱 비관적이다. WSD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 철강업체의 연쇄 파산은 곧 일본, 유럽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실제 21일 발표된 일본 철강업계의 올 상반기 실적은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신일철을 제외한 일본 5대 철강업체(NKK, 가와사키,스미토모, 고베, 니신)가 나란히 막대한 규모의 손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머지않아 일본 철강업체 중 반이 무너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살아남기 위한 짝짓기 퇴출의 위기에서 겨우 벗어난 업체들의 앞날도 순탄치 않다. 철강 수요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은데다 가격경쟁도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초 톤당 230달러를 웃돌던 핫코일 가격은 최근 180달러때까지 폭락했는데 몇몇업체를 제외하곤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철강업체들간의 생존을 위한 짝짓기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유럽에서는 유지노(프랑스), 아베드(룩셈부르크), 아세랄리아(스페인) 등의 세 업체가 합병을 통해 조강생산 연산 4,500만톤 규모의 세계 최대 철강업체도 거듭나게 된다. 일본에서도 업체들간의 합종연횡이 가시화되고 있다. NKK-가와사키의 통합 선언에 이어 신일철 주도의 신규 통합도 점쳐지고 있다. 중국 바오산철강은 기술력 확보를 위해 일본업체와의 협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세계 철강산업에서 적자생존의 시장원칙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대형화, 통합화가 새로운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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