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애국심 필요한때/이현우 사회부차장대우(기자의 눈)

『이젠 정말 우리 국민들의 애국심 발휘가 절실합니다. 수입선다변화제도 폐지로 자칫하면 우리 경제를 선도하고 있는 주요산업의 기반이 송두리째 허물어질 판이기 때문입니다.』경제국치일인 지난 3일 한 자동차업체의 마케팅담당 임원은 IMF와의 협상타결 뉴스를 듣다가 『앞이 아득하다』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구제금융 협약내용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고통을 강요하는 것들이지만 그중에서도 수입선다변화제도 폐지에 대한 업계의 충격은 거의 공포에 가깝다. 일반국민들에겐 생소한 용어인 수입선다변화제도는 쉽게 말해 일본제품의 국내상륙을 막기 위한 것으로 현재 자동차·전자·기계 등 우리 주력산업은 물론 생필품에 이르기까지 1백여개 품목에 적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제 이들 일본제품이 아무 장애없이 우리나라에 쏟아져 들어오게 된다. 물론 국경이 없어진 지금 미국·유럽 등의 제품이 국내에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이들 일본제품의 국내진출 의미는 그것과는 다르다. 일본은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와 가까울 뿐 아니라 제품자체의 특성이나 품질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호에 딱맞는 것들이 많고 가격도 국산과 비슷하거나 약간 비싼 정도다. 게다가 미·유럽 등 수입상품의 가장 큰 단점인 애프터서비스의 어려움이 지리적 여건으로 부품 등의 수송이 빠르고 물류비도 상대적으로 낮아 일본에는 아무 문제가 안된다. 한마디로 경쟁력있는 상품이 우리 안방시장을 휩쓸게 되면 우리 산업은 초토화할 가능성도 크다. 우리업체들이 태산같이 걱정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우리가 IMF구제금융의 「치욕과 질곡」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살아야하고 이를 위해서는 상품이 잘팔려야한다. 그래야만 달러빚도 갚고 경제주권을 되찾을 수 있지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경제식민지 상태를 벗어날 수 없다. 이제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애국심을 발휘하는 수밖에 없다. 1세기전 금연 등으로 국채보상운동을 벌였던데서 알 수 있는 우리는 저력있는 민족 아닌가. 수입선다변화제도 폐지에는 일본의 입김이 작용했음을 늘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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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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