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으로 대표되는 울산의 산업이 모두 성장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
'투자자가 있다면 지구 끝까지 갈 것'이라며 지난 1년간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낸 김기현(사진) 울산시장의 화두는 울산의 주력 경제구조를 바꾸는데 있다.
김 시장은 울산의 현 경제 상황에 대해 "3대 주력산업은 그간의 부진을 딛고 실적 개선에 노력하고 있으나, 치열한 대외 경쟁으로 중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민선 6기 초기 울산의 경제는 3대 주력산업의 침체로 그 어느 해 보다 어려운 시기였다.
세계적 경기 침체, 엔저와 유가 하락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 메르스 여파 등으로 각종 경제지표들이 하락했고 울산도 피해갈 수 없었다.
김 시장은 "지난 1년 주울야경(낮에는 울산, 밤에는 서울), 주울야세(낮에는 울산, 밤에는 세종시)를 하며, 길 위의 시장이 되어 뛰어 다녔다"며 "국가 예산을 확보하고, 국내외 투자유치 등 세일즈 행정에 주력해 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발로 뛰는 '세일즈 행정'을 펼쳤다.
최근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주위의 만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미주를 돌며 외자유치활동을 강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결과 김 시장은 지난 1년간 외국 기업에서 24억 달러의 신·증설 투자와 국내 기업에서 2조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 시장은 "지난 1년은 울산의 경제적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창조경제의 기틀을 다지고, 성장의 동력을 확보하면서 국내외 투자유치를 통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모든 역량을 쏟았다"며 "이를 통해 최근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문을 열었는데, 울산과 대한민국 제조업의 혁신을 이끄는 산실이자 신산업 창출의 거점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울산지역경제의 주축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2,49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저가수주 물량 해소와 상선건조 비중 확대로 업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석유화학 부문은 유가 안정과 정제마진 개선, 이윤 상승으로 SK에너지와 S-OIL 등 일부 기업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세계적 경기 침체와 엔저 등 대외 환경은 여전히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런 이유로 김 시장이 지난 15일 문을 연 울산창조경제센터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울산창조경제센터는 현대중공업이 주축이 돼 조선해양플랜트에 친환경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를 융합한 에코십, 스마트십을 개발해 울산을 차세대 조선산업의 세계 거점도시로 키워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울산창조경제센터는 첨단 의료자동화 산업과 3D프린팅 산업 육성도 담고 있다.
김 시장은 "앞으로 현대중공업과 울산시, 지역 산학연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울산을 조선해양플랜트와 의료자동화 산업의 요람으로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민선 6기 울산시는 기존 제조업의 성장 한계 돌파와 함께 낙후된 관광 산업을 살리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하고 있다.
장기간 표류하던 KTX 역세권도 복합환승센터 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해양 관광의 중심이 될 강동권 개발 사업도 물꼬를 터 9월에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다.
김 시장은 "울산대교가 개통됨에 따라 관광자원이 풍부해졌다"며 "산악과 해양, 산업이 어우러진 관광도시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