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 플러스] 세법 개정후 절세 전략-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

분리·비과세 물가채·월지급식 상품 투자 유리<br>내년부터 종합과세 기준 3,000만원으로 낮춰<br>6억원까지 비과세되는 배우자 증여 활용 바람직<br>금융소득 수입시기도 분산시켜 누진세율 피해야


17세기 영국의 윌리엄 3세 시기 집안의 창문 개수에 부과하는 '창문세(window tax)'이라는 세금이 있다. 당시 유리가격이 비쌌던 탓에 유리창이 많은 집은 부자라는 생각에서 부과된 것이다. 지금으로 치면 일종의 부유세인 셈이다. 당시 국민들은 시위를 하며 반대를 하기도 했지만 세금이 부과되면서 어쩔 수 없이 창문을 콘크리트로 막아 버렸다고 한다.

황당한 이야기지만 세금에 대한 고민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지난 8월 세법 개정안이 발표되면서 자산가들에게 세금 고민이 커졌다.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두 가지. 하나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을 3,000만원으로 낮춘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금융상품에 대한 절세혜택이 없어지거나 요건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세법이 일부 개정된다고 해서 기존의 투자전략을 완전히 수정하는 것은'빈데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 대해서는 자산가들이 좀더 심사 숙고해서 투자전략을 수정해야 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이유는 올해부터 최고세율 구간이 41.8%로 확대되면서 기존에 절세혜택이 상대적으로 투자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절세 투자전략을 머리 속에 새겨야 할까. 방법은 간단하다.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피하면서 세후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금융소득을 다른 소득(근로, 사업, 기타 소득 등)과 합산해 높은 누진세를 징수하는 것을 말하는데 기준금액을 4,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추면서 그 대상자가 4만9,000명에서 10만명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새롭게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된다면 세금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의견을 요약하면 3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첫번째 방법은 금융소득을 분산하는 것이다. 과거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 여부를 판단할 때 부부합산이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위헌 결정이 나면서 지금은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대한 판단을 개인 기준으로 결정한다.


즉 부부가 현재 각각 3,000만원씩 금융소득이 발생하면 두 사람은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아니지만, 한 사람에게 6,000만원이 몰려 있다면 이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되는 것이다. 배우자의 경우는 자산을 증여하더라도 6억원까지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미리 증여하는 것도 좋은 절세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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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바로 '건강보험료'이다. 건강보험료 산정 기준이 강화되면서 소득이 없는 배우자가 금융소득이 발생하면 지역가입자로 건강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수 있다. 결국 이런 추가적인 비용을 감안하여 소득분산이 유리한지를 잘 따져야 할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금융소득 수입시기를 분산하는 것이다. 원래 소득세는 그 해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 누진세율을 적용하는데 금융소득이 한꺼번에 몰리면 몇 년간 소득이 분산되어 있는 것보다 세금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3년간 금융소득 5,000만원이 한꺼번에 발생하는 것과 1년씩 나눠서 매년 분산해서 발생하는 것과는 동일한 금융소득이 생기더라도 세금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마지막 세 번째 방법은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포함되지 않는 비과세나 분리과세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다. 아마도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러한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피하고 세후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투자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투자수익을 높이면서 절세를 감안한다면 '절세 채권'과 '월지급식 상품'이 좋은 투자수단이 될 수 있다.

먼저 채권의 경우 이번 세법 개정안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이 물가채와 장기채권에 대한 부분이다. 물가채는 2015년 1월 1일 발행되는 물량부터 물가상승에 따른 원금상승분도 과세대상에 포함된다. 장기채권의 경우 분리과세 혜택 요건이 강화된다. 장기채권을 3년 이상 보유할 경우에 분리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사실 분리과세 혜택은 최고세율 대상자가 아니라면 그 혜택이 크지 않다. 문제는 최고세율 구간이 41.8%(지방세 포함)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분리과세 혜택이 증가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가채 투자에서 투자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물가전망과 금리, 그리고 비과세 혜택이다. 물가의 경우 올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글로벌 이상기후로 인한 애그플레이션과 내년도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물가채 투자수익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고, 비과세 혜택이 없어진다면 매수세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월지급식 상품의 경우 수입시기를 분산하는 투자방법으로 절세에 효과적이면서도 현재 시장상황과도 잘 맞는 투자 방법이 될 수 있다. 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점차 상품이 다양해지고 있다. 주가지수에 따라 월 수령액이 결정되는 상품이 있고, 금이나 은과 같은 원자재 가격에 기초하여 월 수령액이 결정되는 상품도 인기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품은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하지 않더라도 일정수준 이하로 하락하지 않으면 정해진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브라질국채와 같은 고금리 해외채권을 활용한 월지급식 상품도 관심을 가질 만 하다. 브라질국채의 비과세 혜택까지 감안하면 점점 그 매력이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월지급식 상품은 한꺼번에 많은 수익을 노리는 투자가 아니다. 하지만 '내 주머니에 들어와야 내가 번 돈'이라는 이야기처럼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현금흐름이 꾸준히 발생하는 투자가 앞으로는 더 현명한 투자방법이 될 것이다.

투자전략을 수립하는데 절세에 대한 우선순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세제 개편안으로 절세에 대한 고민이 증가한 것은 확실하다. 지금처럼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서 절세혜택이 투자자들에게는 1% 수익을 얻는 것보다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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