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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는 은행원 생활을 뒤로하고 한국씨티은행을 떠난 하영구(사진) 전 행장. 그는 29일 직원들에게 마지막 편지를 띄웠다.
하 행장의 편지에는 33년 금융인의 생활에 대한 소회뿐 아니라 씨티은행의 우월함을 후배 직원들에게 알려주려는 마음이 가득했다.
하 행장은 편지에서 최근 KB 회장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면서 "씨티은행의 실적은 제반요인들을 감안할 때 KB나 신한보다도 낫다"며 "영원한 씨티맨으로 남겠다"고 말했다.
하 행장은 "오늘(29일) 은행에 오면서 양복 깃 배지를 떼고 집을 나서니 33년 금융인의 시간이 흑백 롤필름 풀리듯 스쳐 가며 자유인이 되었구나 하고 실감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22일 있었던 KB금융 회장 인터뷰를 소개했다.
'실패했지만 아름다운 도전'이라 칭한 하 행장은 한국씨티의 실적이 안 좋다는 질문에 "씨티 가족들은 모래주머니를 차고 다른 국내 은행과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2013년 지주사별 실적을 살펴보면 자산수익율 기준으로 신한이 0.6%, 한국씨티 0.47%, KB 0.42%, 하나 0.32%로 한국씨티는 KB보다 높은 업계 2위였고 까다로운 규정과 절차, 바젤Ⅲ 요구사항의 조기이행을 위한 높은 국공채 보유비율, 상품에 대한 본국감독당국의 규제, 비용 등을 감안하면 신한보다 더 나은 성적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하 행장은 "이렇게 어렵고 까다로운 여건 속에서 묵묵히 맡은 바 직무에 매진해 준 씨티인들에 정말 감사하다"고 마지막 감정을 드러냈다.
하 행장은 "앞만 보고 달려왔던 금융의 외길, 아니 씨티의 외길을 이제 끝내려고 한다"며 "배지는 떼었지만 대신 씨티를 가슴에 품고 정든 여러분을 떠난다"고 편지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