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률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앞으로 15년 후부터는 인구증가가 아닌 인구감소가 사회문제화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통계청이 5일 발표한 「97년 인구동태통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출생률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이혼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사회의 가족해체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을 뜻하며 이에 따른 교육, 복지 등의 장기 정책과제도 재점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생률이 너무 떨어진다 = 97년 연간 출생아수는 68만명으로 하루 평균 1,862명이 태어났다. 연간 사망자 수는 24만9,000명. 하루 평균 681명이다.
인구 1,000명을 기준으로 한 조(粗) 출생률은 14.6명으로 사상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자 1명이 임신할 수 있는 기간(가임기간)동안 갖게 될 평균 출생아수인 합계출산율이다.
합계출산률은 앞으로 인구의 흐름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로 지난 83년 2.1로 장래의 인구증감이 없는 대체출산율수준을 기록한 후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56으로 95년에 비해 0.09포인트가 떨어졌다.
통상 1세대를 30년으로 볼때 오는 2013년에는 인구증가가 정점에 달한 뒤 그후부터는 인구가 줄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 자녀 갖기가 일반화되고 있고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한파에 따른 출산기피 등 사회분위기로 볼때 출생률과 합계출산율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우리 합계출산율 수준은 미국의 2.05명, 중국의 1.76명에 비해서는 크게 낮고 일본의 1.43명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다.
출생률이 크게 떨어지는 와중에서도 출생성비는 지난해 여아 100명당 108명으로 정상수준으로 개선되고 있다. 정상성비가 103~107명인데도 불구, 90년 116.5명까지 가면서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됐던 남아초과현상이 개선되고 있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사망률은 97년 현재 남자인구 1,000명당 6명, 여자는 4.7명으로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이 급증하고 있다= 하루 평균 1,.026쌍이 혼인하고 255쌍이 이혼했다.
이는 네 쌍의 부부가 결혼식을 올리는 동안 한쌍의 부부는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는 것이다.
이혼 증가추세는 90년대 들어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총이혼은 9만 3.200건으로 전년의 7만9,700건보다 16.9%나 증가했다. 불과 7년전인 90년의 4만4,900건에 비해 두배이상 늘어났다.
이혼의 급격한 증가못지 않게 혼인도 지난 92년 인구 1,000명당 9.5건으로 고비로 감소추세로 돌아선 후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가족해체의 본격화추세를 반영했다.
평균이혼연령도 남자는 39.3세, 여자는 35.7세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평균 초혼 연령이 남자 28.7세, 여자 25.9세인점을 감안하면 이혼하는 부부는 평균
10년 정도 부부생활을 한 후 헤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혼사유도 경제문제로 이혼한 경우는 전체 이혼의 4.2%로 전년의 3.6%에 비해 0.6%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11월말에 국제통화기금(IMF)사태가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경제문제로 인한 이혼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남자이혼의 연령 구성비는 35∼39세가 25.9%로 가장 많았고 30∼34세 20.5%, 40∼44세 19.7%, 45∼49세 10.8%, 25∼29세 10.6% 등의 순이었으며 여자도 거의 비슷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부부불화가 이혼사유의 80%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경제문제와 연관돼 있다』면서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경제위기가 가족해체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우리의 인구동태가 일본의 20년전 수준과 비슷하지만 이혼증가세는 현재의 일본과 거의 같은 수준에 있다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온종훈 기자】